13세 아빠가 된 영국 소년과 그 씁쓸함13세 아빠가 된 영국 소년과 그 씁쓸함

Posted at 2009.02.14 00:30 | Posted in 영국★한국 사회

오늘 더 선(The Sun) 신문기사를 봤습니다. 이스트본에 사는 알피 패튼(Alfie Patten)이란 소년이 아빠가 되었다는 쇼킹한 뉴스를 접하게 되었죠.

 

13세인 알피는 그의 여자친구 챈텔(Chantelle)과 단 한번의 잠자리를 같이 한 후 임신 사실은 12주 때쯤 알았지만, 부모님들께는 임신 16주 때까지 숨겨왔다고 하네요. 그것도 부모에게 직접 고백을 한 것이 아닌, 챈텔의 엄마가 챈텔과 윗옷을 사러 갔다가 살찐 딸의 모습으로 눈치를 챘다고 합니다. 바로 어제 챈텔은 아이를 낳은 후 병원에서 태원 했다고 하네요.


    아빠 알피와 그의 아이.오른쪽이 그의 '여자친구'챈텔

언론을 통해 영국 전역에 알려진 이 소식은 영국의 낙태반대주의자들의 환영을 받은 동시에 영국 10대들의 무분별한 성의식 문제와 10대들에게 좀 더 설득력 있는 성교육을 제공해야 한다는 어른들의 사회적 책임까지 더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국은 이런 일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나라입니다. 제가 런던에 살면서 느낀 바로는 영국사람들이 영국의 사회보장 시스템을 악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먼저, 일을 하지 않아도 살 수 있는 것이 그것입니다. 알피의 가족도 카운슬(Council, 런던지역구, 구청정도) 하우스에 살고 있다고 하는데, 이 카운슬 하우스는 런던시에서 저소득자들을 위해 거의 공짜로 제공되고 있는 집입니다. , 알피의 형제만 5명이라고 하니, 시에서 생활비가 더 나오므로, 그 부모는 일을 하지 않아도 되죠. 런던은 자녀 수가 많을수록 시에서 받는 보조 생활비가 더 커집니다. 요즘 한국 내 출생률이 낮아 한국에서도 이러한 비슷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죠.

게다가, 영국에서는 알피와 챈텔처럼 어린 나이에 부모가 되는 10대들에게 또 생활비를 지급합니다. 사실상 실업자인 10대 부모들에게 아이를 키우는 데 필요한 자금을 제공하자는 취지죠. 한가지 안타까운 것은, 이런 생활비 보조를 믿고 10대에 아이를 갖고, 또 그것을 자랑스럽게 유모차에 태우고 다니는 철없는 애엄마를 런던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보통 부모는 혹시 아이가 잘못 되지나 않을까 하며 온갖 신경을 쓰며 조심스러워하게 마땅하지만, 이들은 대체로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 정보가 부족합니다. 내 눈에만 보였을지는 몰라도, 런던 시내에 유모차를 끌며 담배를 피우고, 찻길 바로 옆에 유모차를 세워 둔 채 친구들과 떠들기에 바빠 아이에 소홀히 하는 등 역시 10대는 10대구나 하고 쉽게 느낄 수가 있는 장면을 자주 목격할 수 있습니다.

월요일 아침만 되면
, 영국 우체국들은 바쁩니다. 정부 보조금을 받으시려는 60세 이상의 노인분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날로 늘어나는 이런 10대들이 정부 보조금을 받기 위해 우체국에 아침부터 아이를 유모차에 태워 길게 줄을 서 있죠. , 이 아이는 어떤 환경에서 자라겠습니까? 물론, 그 아이의 미래는 어떻게 될 지 모르지만, 자기 아빠보다 더 일찍 애를 낳는 것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만큼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게 될 것입니다. 가족 내 이런 악순환이 이뤄지기 쉬울 것이라는 생각에 씁쓸하기만 하네요. 한국에서는 이런 악순환이 벌어지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