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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과 한국, 대학 교수의 인식 차이영국과 한국, 대학 교수의 인식 차이

Posted at 2014.11.28 06:00 | Posted in 영국★한국 사회

영국에서 오랫동안 유학했다. 그리고, 우리 나라 교수에 대해서는 주변 지인에 대해 듣거나 언론 매체를 통해 정보를 얻었다. 오늘은 내가 느낀 영국과 한국의 대학 수업 방식의 차이 및 대학 교수의 인식차이에 대해 쓰려고 한다. 


영국과 한국, 대학 수업의 차이


우선, 영국 교수들은 대체적으로 대화가 오가는 수업을 하고 있다. 렉쳐(Lecture)라고 해서 강의 위주의 수업이 있지만, 강의가 끝나고 바로 세미나 형식으로 학생들을 소규모 그룹으로 나눠 토론도 하면서 수업에 대한 깊은 공부가 이어지도록 한다. 일반적인 영국 대학교들이 강의와 세미나를 동일한 비중으로 중요시 하지만, 영국의 최고 명문 옥스포드와 캠브리지대학 등은 강의보다 세미나에 더 중점을 두는 경우도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강의에 소홀히 한다는 것이 아니다. 강의에서는 일반적인 것을 다루는 반면 세미나를 통해 보다 깊은 지식을 쌓고 개개인에 맞는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뜻이다. 게다가, 옥스포드나 캠브리지는 우리 나라의 과외처럼 교수와 독대하는 경우가 많다. 


영국 교수의 강의 방식도 우리 나라 대학 강의와는 사뭇 다르다. 교수는 종종 학생들에게 질문을 한다. 질문을 하면 학생들은 질문에 대해 자유롭게 말한다. 서로 질문과 대답의 꼬리가 이어지기도 한다. 종종 이렇게 질문을 하다가 수업이 끝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 다른 수업이 해당 강의실을 이용하지 않는다면 강의 시간이 좀 더 길어지는 경우도 있다. 물론, 수업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무언가 바쁜 학생들은 강의 시간에 강의실을 나가는 경우도 많이 있다. 


옥스포드 대학교 강의 모습


영국 대학의 세미나는 여러 소규모 그룹이 나누어지기 때문에 해당 교수의 제자가 맡기도 한다. 우리나라로 치면 조교라고 볼 수 있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조교로만 부족하기 때문에 세미나만 따로 수업하는 전문적인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을 부르는 이름은 학교마다 제각각이지만 일반적으로 튜터(Tutor)라고 부른다. 만약 튜터 선에서 궁금한 점이 풀리지 않거나 더 깊게 공부하고 싶다면 교수를 찾아가면 된다. 


영국과 한국, 대학 교수들의 인식 차이


내가 보기에 영국 교수들은 쉽게 바뀌고 학교를 이동한다. 내가 영국의 대학에 입학하기 전에 내 전공에 한국인 교수가 한명 있었는데, 내가 입학하고 난 후 곧바로 미국으로 학교를 옮긴 것을 봤다. 또한, 한 학기가 끝나고 이전에 가르치던 교수가 바뀌고 새로운 교수가 오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가 다반사다. 우리 나라처럼 교수가 한 대학교에 오래 머무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그렇게 꼭 필수는 아닌 것 같다.


한번은 금융공학 교수로 온 젊은 교수가 있었는데, 나는 이 교수가 가르치는 금융 리스크(Financial Risk) 수업을 들었다. 그런데, 온지 1년이 지나 교수직을 그만두어서 나를 놀라게 했다. 들리는 소문으로는 미국 투자은행에 스카우트 되어 금융인이 되었다고 들었다. 이런 일이 우리 나라에서 흔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영국은 분명 대학 교수라는 직업에 그리 집착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이유는 아주 분명하다. 영국에서 대학 교수로 남는다는 것은 평생 특정 분야에 대해서만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마인드가 역시 우리 나라 교수들과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영국에는 이러한 이미지의 대학 교수가 많다. <영화 뷰티풀 마인드>


사실, 이것은 영국과 우리 나라의 노벨상을 받는 교수들의 차이만 봐도 확실히 알 수 있다. 영국 교수들은 꾸준히 새로운 이론과 방법을 연구하고 한단계 더 발전된 학문을 추구하기 위해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 영국 교수들은 교수 평가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갖춰져 있어 자신의 학문 분야에 논문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우리 나라는 지금 조금 나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대학 교수들의 논문이나 학업적인 발전은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걸음마 단계다. 나는 최소한 우리 나라 교수들이 표절이나 학생들의 성과를 앗아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대학 교수직을 박차고 나가 금융인이 되었던 그 젊은 교수는 어쩌면 평생 학문과 외로운 싸움에서 벗어나 런던 금융 시장의 치열한 싸움이 더 좋았을 것이다. 또한, 치열한 만큼 돈도 많이 주니 어쩌면 외로운 싸움으로 얻는 명성보다 치열한 싸움 이후 얻는 그 전리품을 더 선호했을지도 모른다. 어떻게 본다면 도전 정신이 그만큼 투철했다고도 볼 수 있다. 단언컨데, 이 도전정신은 우리 나라 교수들에게 절대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