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축구'에 해당되는 글 5건

  1. 중징계도 두렵지 않은 퍼거슨 감독의 독설 모음 2011.03.17
  2. 프리미어리그 가장 황당한 부상은 무엇? 2011.03.12
  3. 실제로 경험한 영국 축구팬들의 열정적인 사랑 2011.01.20
  4. 프리미어리그 축구가 재미있는 궁극적인 이유 2010.12.31
  5. 미국에서 풋볼을 사커라고 부르는 이유 (2) 2010.07.05

중징계도 두렵지 않은 퍼거슨 감독의 독설 모음중징계도 두렵지 않은 퍼거슨 감독의 독설 모음

Posted at 2011.03.17 10:44 | Posted in 영국★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최근 독설로 중징계를 받았다. 지난 첼시와의 정규리그 경기에서 퍼거슨 감독은 주심 애킨스씨의 결정을 못마땅해했고, 경기가 끝난 후 침 튀기게 비난을 가했었다. 퍼거슨 감독 왈, "공정하고 카리스마 있는 주심을 원하지만, 이 경기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경기전 애킨스가 주심임을 알았을 때부터 알아봤다"라고, 주심의 자질에 대해 참아왔던 속내를 드러냈다. 결국 영국 FA는 퍼거슨 감독에게 3만파운드(약 5400만원)와 향후 5경기 터치라인 접근 금지령을 선사했다.

사실, 퍼거슨 감독은 예전 첼시 감독이었던 무리뉴 감독 그리고 전통의 라이벌 아스날의 웽거 감독과도 설전을 벌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만체스터 더비 상대인 만체스터 시티가 신흥강호로 떠오르려 하자, 맨시티에 대한 독설도 늘었다. 영국 축구계의 독설가라고 불릴 만한 퍼거슨 감독. 지금껏 어떤 독설을 영국 축구계에 내뿜었는지 살펴보자.

"하파엘은 약간 경험 부족을 보여주었지만, 그를 퇴장시킨 것은 하파엘이 반칙을 했을 때 심판 주변으로 달려든 뮌헨 선수들 때문이었다. 전형적인 독일X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바이에른 뮌헨과의 경기가 끝나고 하파엘의 퇴장에 대해>

"맨시티는 작은 클럽이고, 지능도 작다"
<맨시티가 이적 시장에 나온 선수들을 몽땅 쓸어가는 것을 보고>

"엠마누엘 아데바요르는 맨시티와 계약을 맺은 후 우리와 첼시에게 연락해서 마지막까지 우리의 의견을 타진했다. 그는 맨시티가 아닌 맨유 혹은 첼시로 가고 싶어했다"
<맨시티와 아데바요르의 이간질하려는 퍼거슨 감독의 계략>

"그들은(맨시티 선수들과 감독) 언제나 그들이 아닌 맨유의 얘기를 한다"
<맨시티는 열등감 혹은 상대적 박탈감 때문에 맨유에 대한 얘기를 한다며>

"이탈리아에서 파스타를 먹을 때, 나는 소스 아래를 항상 체크한다. 그들은 연막작전의 천재들"
<이탈리아축구는 승리를 위해 어떤 짓이든 한다며>

"밀란에 가면, 모두가 패션니스트같다. 여성들은 세련되었고, 스타일리쉬해서 모두가 미스월드로 불릴만 하다. 마치 다른 세상에 온 것 같다"
<이탈리아의 모든 것이 나쁘지만은 않다며>

"무리뉴는 축구 경기에 있어서 승리와 패배가 동전의 양면처럼 짝을 이루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다. 이겼을 때는 상대를 향해 고소해하지 않으며, 졌을 때는 미친 듯 열광하지 않는다"
<왠일로 무리뉴에 대한 칭찬을 한 퍼거슨 감독>

"만약 첼시가 추가 승점을 쌓지 않으면, 고양이 앞에 마당 문이 열린 것과 같다. 모두가 알다시피, 고양이는 한번 집에서 나가면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
<첼시가 승점을 잃기 시작하면, 맨유가 우승할 수 있다며>

"축구, 짱!"(Football, bloody hell!)
<1999년 바이에른 뮌헨을 이기고 챔피언스 리그를 우승한 후>

"심판을 칭찬할 수는 없다"
<누구나 심판 판정에 만족할 수 없다며>

"13세의 긱스를 처음 봤을 때, 그는 마치 코커 스파니엘(Cocker Spaniel, 영국 사냥개)이 야생에서 바람에 휘날리는 은색 종이를 쫓는 것처럼 그라운드의 공을 쫒아다녔다"
<맨유의 전설이 된 라이언 긱스에 대한 첫만남을 회상하며>

"만약 게리 네빌이 1인치만 더 컸어도, 영국에서 가장 훌륭한 센터백이 되었을 것이다. 그의 아버지도 키가 작은데, 아마 가족 전체가 우유를 시원치 않은 것을 먹은 것 같다"
<게리 네빌의 신체조건에 대한 아쉬움을 말하며>

"후안 세바스찬베론은 아주 끝내주는 선수다. 너네들은 아주 끝내주는(?) 바보다" (He's a f*****g great player. You are f******g idiots)
<베론을 영입당시 왜 베론을 영입했냐며 퍼거슨 감독에게 비판을 했던 사람들에게...)

"모두들 웽거 감독이 똑똑하다고 한다. 경제학박사? 5개 언어에 능통? 나도 5개 언어에 능통한 15세의 아이보리 코스트 소년을 안다"
<웽거 감독의 교수라는 이미지에 대한 반발을 나타내며>

"웽거 감독은 풋내기다. 의견을 말하려면 차라리 일본 신문에다 하라고 해라"
<웽거 감독이 아스날 감독으로 부임하자마자 퍼거슨 감독이 한마디...>

"인자기는 선천적으로 오프사이드 플레이이로 태어난 것 같다"
<밀란의 인자기가 최다 오프사이드 기록 선수로 알려지자>

"그것은 정말 황당한 사건이었다. 내가 백만번 시도해도 될까말까한 일이 벌어졌다. 만약, 지금 다시 축구화를 걷어차서 어떤 선수의 이마에 맞는다면, 내가 축구선수로 뛸거다"
<베컴의 이마에 축구화를 맞춘 것은 로또 당첨만큼 일어나기 어려운 일이라며>

"바르셀로나가 이긴건 가장 뛰어난 팀이 이긴 것이다. 지금은 축하뿐이 할일이 없다"
<2009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바르셀로나 승리를 축하하며>

출처: 인디펜던트


퍼거슨 감독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팀 중 가장 오래 감독직을 수행하고 있는 감독이다. 그만큼 영국 언론과 탈도 많았고, 다른 팀 감독 혹은 선수들과의 언쟁도 많았다. 하지만, 축구 감독은 결국 자기 팀의 성적에 따라 그 위대함이 결정된다. 그런 면에서 퍼거슨 감독은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감독으로 불릴 수 있고, 따라서 지금껏 맨유의 지휘봉을 놓고 있지 않나 생각해 본다.

"Dreams come true, London poi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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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리그 가장 황당한 부상은 무엇?프리미어리그 가장 황당한 부상은 무엇?

Posted at 2011.03.12 18:31 | Posted in 영국★프리미어리그
축구 선수에게 있어 부상이란 판사가 법전 없이 판결 내리는 것과 같고, 은행원이 계산기 없이 일하는 것과 같다. 그만큼 축구 선수는 몸이 생명이자 돈을 벌기 위한 가장 중요한 수단이 된다는 말이다. 몸 상태가 좋아야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기에 축구 선수에게 있어 부상은 그만큼 피해야 할 숙명의 적인 셈이다.

보통, 부상은 축구를 하다가 몸 싸움이 있을 수 있고, 또 그런 상황 속에 우연치 않게 몸과 몸이 부딛쳐 발생하곤 한다. 가끔 홀로 경기장을 뛰다 쥐가 나거나 몸이 덜 풀려 발목을 삔 경우 혹은 심장 마비로 사망까지 이르는 경우도 있지만 이런 것들은 흔치 않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 더 흔치 않은, 어떻게 보면 황당할 정도로 어이없는 부상자가 나왔다고 한다.

#1 마리오 발로텔리 (Mario Balotelli)
만체스터 시티의 공격수 발로텔리는 이틀전 디나모 키에프와의 유로파 리그 경기 중 교체아웃되었다. 이유는 경기 도중 갑자기 발로텔리의 얼굴이 부어 올랐던 것. 검사 결과 발로텔리는 특정 축구장 잔디에 알러지가 있다고 밝혀졌다. 만치니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발로텔리는 알러지가 있는데, 무엇인지 모르겠고, 왜 생기는지도 모르겠다"며, 이 날 특이한 부상 발생에 대한 황당함을 감추지 않았다. 만약, 발로텔리가 심히 두려운 상대팀이라면, 키에프 홈구장 잔디를 공수해오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 되지 않을까 한다. 물론, 스포츠맨십에는 심히 어긋나는 일이다.


#2 로이 캐롤 (Roy Carrol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총 72경기를 뛰었던 골키퍼 캐롤은 맨유에서의 생활을 마치고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로 이적한 후 초딩스러운 황당한 부상을 당했다. 훈련 도중 공을 줍다가 골망에 걸려 넘어진 것. 결국, 이 초딩스러운 사고로 무릎 부상을 당했고 한동안 전력에서 이탈되었다. 


#3 리오 퍼디난드 (Rio Ferdinand)
맨유가 지금 절실히 원하고 있는 맨유 수비의 중심 퍼디난드가 리즈 시절 부상당한 이야기다. 퍼디난드는 집에서 편하게 앉아 TV를 보고 있었는데, 소파 앞 커피 테이블에 다리를 올려 놓은게 화근이었다. 무엇을 보고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그 한 자세로 너무 오래 TV를 보았던 것. 그 결과 퍼디난드는 무릎 인대가 늘어났다. 퍼디난드는, 축구 선수는 TV를 볼 때도 조심히 봐야 한다는 교훈을 프리미어리그에 알려준 첫번째 선수였다.


#4 데이비드 제임스 (David James)
퍼디난드의 교훈을 무시한 대가는 값을 치뤘다. 전 리버풀(1992~1999), 만체스터 시티(2003~2006), 포츠머스(2006~2010), 현재는 브리스톨 시티 골키퍼 제임스도 TV를 보다가 부상을 당한 것. 하지만 부상을 당한 이유는 퍼디난드보다 더 황당하다. 몸을 많이 움직이는 축구 선수이기에 이해는 가지만, 얼마나 몸을 움직이기 싫었으면 소파 앞 탁자 위에 놓인 리모콘을 잡기 위해 발가락을 사용할까. 결국 등 근육이 놀라 등 부상으로 한동안 전력에서 이탈했다. 나도 종종 발가락을 이용해 리모콘을 조종(?)하지만 이제는 귀찮더라도 몸을 일으켜 손으로 잡아야겠다. 이후, 제임스는 잉어를 잡다가 어깨가 빠지는 부상도 당하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제임스의 몸은 축구를 위해 최적화된 것도 같다. 축구가 아닌 다른 활동에서 더 많은 부상을 당하는 걸 보면.


#5 키에론 다이어 (Kieron Dyer)
캐롤 골키퍼에 이어 제 2의 초딩적인 황당한 부상이다. 전 뉴캐슬, 현재 웨스트햄 미드필더 다이어는 훈련 도중 골 포스트에 부딛쳐 왼쪽 눈을 다쳤다고 한다. 너무 열정적으로 훈련하는 것은 아는데 그만 골 포스트를 향해 내달려 몸 개그를 한 것이다. 훈련장 분위기가 안 좋아 팀원들을 위해 일부러 했다는 말도 나오지만(물론, 확실한 것은 아니다) 의도했건 안했건 당시 팀원들의 배꼽을 잡게 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다이어 본인은 이 부상으로 2주간 전력에서 제외되었다. 


#6 리로이 리타 (Leroy Lita)
설기현이 영국 레딩에서 뛸 때, 같이 한솥밥을 먹던 전 레딩 공격수 (현재 브리스톨 시티) 리타의 부상은 내가 본 부상 중 가장 황당하다. 아침에 잠자고 일어나 침대 위에서 스트레칭하다 부상을 당한 것. 당시 종아리 근육이 놀랐다고 했는데, 신경에 문제가 있었다는 후문이다. 리타는 이 부상 후 무려 한달간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리타를 보면 참 운이 없다고 볼 수도 있겠다. 위험해서 침대 위의 스트레칭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축구 선수는 리타 혼자뿐이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출처: 인디펜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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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경험한 영국 축구팬들의 열정적인 사랑실제로 경험한 영국 축구팬들의 열정적인 사랑

Posted at 2011.01.20 06:02 | Posted in 영국★프리미어리그

잉글랜드에서 축구를 앗아가는 것은 한국인에게 김치를 앗아가는 것과 같다? 비교 대상이 좀 다르긴 하지만, 영국인에게 축구는 그야말로 전부입니다

오늘은 얼마나 영국인이 축구를 좋아하는가를 제가 처음으로 느꼈던 에피소드를 소개해 드릴게요. 프리미어리그 팬들은 익히 들어서 있겠지만, 영국은 리그 숫자만 해도 어마어마합니다. FA컵이나 칼링컵은 하부리그의 팀들과 프리미어 팀들간의 경기가 종종 벌어져 하부리그를 응원하는 팬들에게 컵 경기는 큰 인기죠 같은 프리미어리그 팬이면, 경기력이 약간 떨어지는 팀과의 경기는 조금 꺼리게 되지만, 하부리그 팀의 팬들에게는 큰 축제이자, 그들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날이 됩니다. 이 인기를 반영하듯, FA컵 같은 경우는 영국 공영방송 BBC에서 생방송으로 중계하죠.

 

2006년도 어느 날이었습니다. 첼시와 노팅엄 포레스트와의 FA컵 경기가 있던 날이었죠. 나는 왠지 모르게 프리미어리그 팀(첼시)과 노팅엄 포레스트(리그 1, 잉글랜드 2부 리그)의 경기가 끌렸습니다. 프리미어리그 팀 간의 경기만 보다가 그냥 한번 하부리그 팀과의 경기를 보고 싶었던 것이죠. 사실, 첼시가 이기는 게 뻔했고, , 그런 예측 결과를 알기에 재미가 반감될지라도, 한번 FA컵 경기를 관람해보고 싶었던 맘이 앞섰던 것이었습니다.

 

첼시 구장에 도착했을 때부터 여느 프리미어리그 경기와는 다른 생동감이 느껴졌습니다. 이것이 FA컵인가 하고 생각할 즈음, 그 생동감은, 먼 거리를 이동해 왔을지언정 전혀 주눅들지 않았던 원정 팬들의 함성소리임을 깨달았죠어느새 첼시 주변의 입장하던 영국 기자들이 원정 팬들 앞에 모여들었고, 일부 팬들은 인터뷰까지 응하고, 한껏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었고, 나는 알아듣지 못하는 그들 팀의 응원가에 귀기울이며 뭐에 관한 것인지 파악하려 애쓰기도 했습니다. 물론, 기자들 옆에서 저도 꼽사리로 사진을 찍기도 하구요.

할아버지, 아들에 손자까지...노팅엄 포레스트 팬들이 첼시에 도착했습니다.

응원가의 힘일까. 버스에서 내린 다른 원정 팬들도 덩달아 노래를 부르며 기자 앞으로 모여들더군요. 같이 사진 찍고, 노래 부르고정말 그들에겐 축구 경기가 축제였고, 나는 이들을 보며 정말 축구를 사랑하는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첼시 구장으로 가면서, 내 맘 한구석에 떨치지 못했던 어차피 첼시가 이길 경기 뭐 하러 보러 가나하는 생각은 어느새 말끔히 사라졌고, 이들에게도 그런 것 따위는 상관 없다는 듯이 응원을 계속했습니다. 사실, 그들은 그들이 응원하는 팀이 승리할 것이라는 것을 굳게 믿는 듯해 보였습니다.

 

어느새 더 많은 원정 팬들이 모였습니다. 응원가는 더 커졌고, 축제 분위기로 변하더군요. 뒤의 우승컵을 든 여성의 표정을 보면 FA컵 우승은 이미 따논 당상이었습니다.

이런 팬들을 실망시키 않기 위해 열심히 준비 운동하는 노팅엄 포레스트 선수들입니다. 관중석에는 이미 원정팬들이 노팅험 포레스트 응원기를 내걸었죠.

나는 이제 경기는 신경 쓰지 않고, 그저 원정 팬들의 모습을 구경하기에 바빴습니다. 이렇게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경우는 처음봤거든요. , 이번 FA컵 경기를 보면서 느낀 것은 프리미어리그 경기보다 원정 팬들의 숫자가 많다는 것입니다. 아마, FA사무국에서 원정 팬 티켓을 많이 확보해두라는 지시가 있었거나 아니면 원정팬을 일정 수 이상 입장하게 하는 FA컵 경기만의 규칙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프리미어리그 경기와는 다르게 원정팬들은 운동장 4면 가운데 한 면을 1층과 2층을 모두 독차지 했을 정도였고, 당연히 경기 중 그 함성소리가 아주 컸습니다. 이것은 원정팬들의 모습에 눈을 떼지 못한 이유 중 하나였죠.

경기가 시작되면, 원정팬을 마주보고 있는 첼시의 안전요원들이 긴장합니다.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이날 아무 사고도 나지 않았습니다.

원정 팬들의 모습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경기 스코어는 기억이 안 나지만, 역시나 노팅엄 포레스트가 대패했었던 것 같습니다. 보통, 경기를 보면, 이렇게 저렇게 해서 어느 팀이 이겼다는 스토리가 머리 속에 남는데, 이 날의 기억은 FA컵 경기의 원정 팬, 그것도 하부리그에서 온 축구팬들이 보여준 그들의 축구에 대한 사랑 밖에 생각이 안 나네요.

첼시 구장을 나서는 노팅엄 포레스트 팬들은 경기에 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들 얼굴의 미소는 떠나지 않았습니다. 첼시를 상대로 그 정도면 열심히 뛰었다 혹은 할 만큼 했다고 팬들은 느끼는 듯했죠. 그들은 경기에 졌어도 그 함성소리와 응원가는 그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까지 이어졌습니다. 아마 버스 안에서도 계속 응원가를 불렀을 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

 

경기에 져도 참가한 것 자체를 더 기뻐하는 노팅엄 포레스트 팬들 모습에서 영국 축구에 대한 팬들의 사랑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구나 하고 느끼기도 했습니다. 사실, 이것은 응원 온 사람들의 광경만 봐도 한눈에 알 수 있죠. 할머니, 할아버지, 아들, 손자, 손녀 등 온 가족이 축구를 응원하고 있으니, 이런 축구팬들이 있기에 지금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우리 나라도 하루빨리 할아버지-아들-손자로 이어지는 3대가 걸쳐 오래된, 두터운 축구팬이 생겨야 할텐데 말이죠. 월드컵 혹은 아시아컵으로 반짝하는 축구 열기가 아닌 일상생활 속에 즐기는 문화로서 축구가 발전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국 축구 힘내자
~!

 

경기가 끝난 후 자신들의 팬들을 향해 박수를 쳐주는 노팅엄 포레스트 선수들.

eppinggreen@londonpointer.com

프리미어리그 축구가 재미있는 궁극적인 이유프리미어리그 축구가 재미있는 궁극적인 이유

Posted at 2010.12.31 10:14 | Posted in 영국★프리미어리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축구를 본 지 10년이 넘어간다. 그 중 9년은 런던에서 직접 경기장을 돌아다니며 축구를 봐서 그런지 지금도 TV를 통해 보면 그 경기장의 함성에 마치 내가 관중석에 앉아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간혹 있다. 물론 TV에 써라운드 시스템과 일정 크기 이상의 스크린이 있어야 가능할 것이다.

 

요즘 들어, 프리미어리그를 보면 디펜딩 챔피언 첼시가 좀 부진하다. 박싱데이 경기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볼턴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2년간 패해보지 못한 아스날을 상대로 31 무기력하게 패배했다. 예전 경기력을 되찾지 못하고 있고, 이 문제는 특히 수비진에 두드러진다. 아스날은 역시 경기를 재밌게 한다. 짧은 패스가 결정적인 스루 패스로 이어 지고, 결국 골을 터트린다. 잉글랜드에서 아스날처럼 뚜렷한 축구 스타일로 오랫동안 고수하는 팀도 없을 것이다.

 

그러다 지난 30일 아스날이 강등권에서 생존해보겠다는 위건에 22로 비기면서 역시 축구는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나에게 각인시켜 주었다. , 역시 축구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재미있을 수 밖에 없다. 나를 포함해 아스날 팬들은 좀 실망했겠지만, 위건 팬들은 또 얼마나 기뻐했을까. 마치 어린 아이들이 우는 아이를 보고 따라 우는 것처럼, 나도 그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왠지 다시 즐거워졌다.

 

즐거움도 잠시, 이런 팬들의 반응을 보면서 왜 사람들이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 그토록 재미를 느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저 패싱 게임이 재미있어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선수가 있어서? 아니면 그냥 우리 동네 축구 팀이기 때문에?

 

물론, 이런 의문점에도 다 일리가 있고, 또 실제로 이런 이유로 프리미어리그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보다 궁극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고민해 본 결과, 역시 영국 축구 시스템에 그 이유가 있다는 결론을 얻게 되었다.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경쟁하는 20개의 팀, 그리고 언제라도 프리미어리그로 승격될 수 있는 챔피온쉽의 24개의 팀, 또 그 아래에 있는 리그1과 리그2의 팀들은 각각 치열한 경쟁 속에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이 아닐까.

 

사실, 리그2 팀 밑에 비()리그 팀들도 수없이 많다. 컨퍼런스라고 불리며, 주로 이동이 쉬운 지역별로 나눠 경기를 한다. 원칙상 이들도 리그2로 승격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승격에 승격을 거듭하면 잉글랜드 꿈의 리그인 프리미어리그로의 승격도 가능하다. 이런 비리그 팀까지 합하면 약 200개가 넘는 축구 팀이 잉글랜드에 있는데, 이렇게 많은 축구 팀이 있는 만큼 이야깃거리도 많다.

 

특히, 프리미어리그와 거의 동등한 인기와 권위를 보여주는 FA컵 경기는 이야기보따리다. 승격하지 못한 하위 리그 팀들이 가끔 프리미어리그 팀을 이기는 반란도 재밌지만, 그 승리에 수훈이 된 선수의 원래 직업이 배관공이라는 사실은 팬들을 더욱 즐겁게 만든다. 프로 축구 선수가 아닌 축구가 그저 좋아서 경기에 뛰고,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경기가 끝나고 자기가 우상으로 여기던 상대 축구 선수와 유니폼을 교환하려고 애쓰는 모습 등은 영국 축구에서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아스날, 리버풀 등 기존 프리미어리그 강호의 경기를 보는 것도 즐겁지만, 이들과 단 한번이라도 같은 경기장에서 겨뤄 보기 위해 저 밑의 리그에서 열심히 뛰고 있는 아마추어, 준프로 선수들이 있기에 축구장에 언제나 열정이 넘친다. 그런 열정을 보는 축구팬들은 자기가 응원하는 팀에 관계없이 기분이 좋을 수 밖에 없다.

3년전 챔피온십 팀인 노팅험 포레스트 FC와 첼시의 FA컵 경기 전에 찍은 사진. 디펜딩 챔피언 첼시 홈에서 열린 경기지만, 이들은 승패를 떠나 축구를 즐기기 위한 준비가 모두 끝나 있었다. 경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응원가가 울려 퍼졌고 고함 소리가 내 귀를 아프게 했지만, 이들의 축구에 대한 사랑은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eppinggreen@londonpointer.com

미국에서 풋볼을 사커라고 부르는 이유미국에서 풋볼을 사커라고 부르는 이유

Posted at 2010.07.05 09:06 | Posted in 영국★프리미어리그
남아공 월드컵이 한창인 요즘 축구의 명칭을 두고 헷갈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예전에 저도 왜 CNN을 틀면 축구를 사커(Soccer)라고 부르고, BBC를 보면 풋볼(Football)이라고 말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던 적이 있으니...

지금은 옛날 얘기지만, 아직도 궁금해 하시는 분들을 위해 이 글을 시작합니다. 

사커가 뭐야? 영국인들의 생각은?

영국에 있는 동안 축구를 많이 보러 다녔다. 프리미어리그는 물론 런던에서 벌어지는 국가별 친선 경기 등 축구가 좋아 시간이 나면 그냥 가리지 않고 돌아다니며 보았다. 그러다가 어느 날, 어설프게 생긴 동양인이 프리미어리그 축구를 너무나 좋아하는 것을 희한(?)하게 여긴 한 영국 축구 팬과 대화를 나눴던 적이 있는데, 그때가 데이비드 베컴이 한창 스페인에서 미국 MLS의 LA갤럭시로 이적할 때 쯤이었다.

그 친구가 말하길, "난 베컴에게 행운을 빌어. 거의 20년 동안 축구(Football)만 하다가 이제 곧 미국가서 사커(Soccer)를 할 거잖아. 조만간 베컴은 공을 들고 뛰게될 거야"라면서, 베컴이 미국 건너가서 다른 스포츠를 하러 간다는 식으로 미국에서 축구가 사커라고 불리는 것을 비꼬았다. 최근 있었던 잉글랜드와 미국과의 월드컵 C조 조별 예선 경기를 앞두고 영국 유명 타블로이드 선(The Sun)지는 이런 영국인들을 대변하듯, 미국 스포츠에서 빅매치나 결승전을 지칭하는 World Series를 붙여 두 나라간 경기를 미국에선 "Soccerball World Series"라고 부를 것이라고 비꼰적도 있었다.


또, 이어지는 말에 그 친구는 왜 미국에서 축구가 풋볼이 아닌 사커라고 부르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목에 핏대를 세우며 설명해 나갔다. 그 친구 말을 정리하자면, "난 왜 미국 럭비가 풋볼이라고 불리는지 전혀 이해가 안돼. 발로 공을 차니까 축구는 풋볼(Foot + Ball)이 맞지만, 미국 럭비는 공을 손에 들고 뛰는거잖아. 차라리 풋볼보다는 핸드볼(Hand + Ball)이 더 어울리지 않아?"

위 질문을 받았을 때, 이 친구의 논리가 어느정도 일리가 있었기에 한동안 하늘만 쳐다보며 어리둥절했었다. 그럼 기존의 핸드볼(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에 나오는...)은 스로우볼(Throw Ball)이라고 해야 되나라는 생각까지 했었다. 

영국 사람들의 생각도 이 친구와 크게 다르지 않는 것 같다. 영국 사람들이 오래전부터 축구를 풋볼로 부르던 것을 미국이란 나라가 갑자기(영국인들 입장에서...) 나타나서 사커라고 부르는 걸 자기 것에 대한 일종의 문화적 거부라고 탐탁치 않아 하는 것이다. 우리 나라 김치를 일본 사람들이 기무치라고 부르는 것을 보고 누가 가만히 있으랴.

사커란 말은 정말 미국에서 유래되었나?

아이러니하게도 사커(Soccer)라는 말의 유래는 영국으로부터 나왔고, 또, 영국에서도 예전부터 사커란 말이 풋볼만큼 많이 쓰인 말이었다고 한다. 따라서, 사커란 명칭은 미국에서 그들만의 축구를 색다르게 부르기 위해 창조된 말이 아닌 예전 영국에서 쓰였던 명칭을 단순히 빌려와서 쓰고 있는 것이다. 즉, 일각에서 주장하고 있는 미국이란 나라가 거만(?)해서 축구를 풋볼이라 말하지 않고, 사커라고 명명하려고 한다는 말은 엄밀히 말하면 근거가 없는 말인 것이다. 일부 영국인들도 이것을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위에서 말한 친구도 아마 이와 같은 부류가 아닐까.

그럼 사커란 말은 어디에서 왔나?

1863년 기록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풋볼(Football)과 더불어 협회 풋볼(association football)도 축구를 의미했고, 현재 럭비에 해당하는 스포츠는 럭비 풋볼(rugby football)로 불렸다고 한다. 그런데 학생들이 축구라는 단어를 말할 때 'association'에다 '-er'을 붙여 'ASOCcer'라고 부르는 일이 잦아지면서 soccer라는 단어가 나왔다고 한다. 이 단어가 미국으로 건너가 오늘날 축구의 다른 말 '사커'가 된 것이다.

영국이 사커란 말에 과민반응하는 이유는?

사실, 영국이 정말 신경쓰는 부분은 미국의 영향력이 워낙 강해 먼 훗날 영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가 축구를 사커라고 부르는 것이다. 심지어, 지금 영국보다 미국의 영향력을 상대적으로 강하게 받는 우리 나라만 봐도 축구를 풋볼로 부르는 사람보다 사커라는 부르는 사람이 더 많다.

지금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인기가 미국의 메이저 사커 리그보다 인기보다 많아 아직 그럴 가능성이 거의 제로지만, 지금 미국의 축구 인기가 보슬비에 가랑비 젖듯이 날로 높아지고 있기에 영국은 지금 사커란 말의 대중화에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축구 종주국의 입장에서 아주 자존심 상하는 일일 것이다. 위에서 잠깐 언급한 것처럼, 김치를 세상 모든 사람들이 기무치라 부르면 우리 나라 사람 누가 기분 좋아할까. 최근 영국과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호주 축구 협회가 축구를 풋볼로만 지칭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사커란 말의 대중화를 미리 억제하려는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는 것이다.

영국에서 유래되어 어떻게 보면 '풋볼'과 '사커'는 똑같은 뿌리에서 나온 축구란 뜻의 용어지만, 영국은 괜히 사커란 용어에 대해서만 냉소적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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