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베스트셀러를 읽지 않는 이유내가 베스트셀러를 읽지 않는 이유

Posted at 2011.04.14 07:39 | Posted in 영국★한국 사회

오랜만에 대형 서점에 갔다. 제대 후 처음으로 간 대형 서점이었다. 평일이어서 그런지 사람이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사람이 많았다. 시계를 보니, 아니나 다를까 점심시간이었다. 어쩐지 일하다 밥 먹고 잠깐 들리려고 왔는지 정장 입은 사람들이 학생들보다도 더 많이 보였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후드티에 트레이닝복을 입고 마음껏 돌아다니며 책도 보고 잡지도 보고 했다. 역시 사고 싶은 책은 올 때마다 너무 많은 것 같다. 몇 권 골라 지갑에 오래 묵혀 두었던 도서상품권이 있어서 그것을 사용했다.


카운터에서 책 3권을 들고 계산하길 기다리는데, 옆에 이 주의 베스트셀러 책 제목이 작가 이름과 함께 나열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 , 그 주변에는 사람들이 서서 그것을 훑어 보는 사람들이 많았고, 일부 몇몇은 책 내용을 살펴보지도 않은 채 장바구니에 몰아서 몇 권 넣는 사람도 있었다. 책 내용을 보지도 않고 사는 사람들은 뭐지? 그냥 베스트셀러이기 때문에 보는거 아냐?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나는 지금 사려는 책도 그렇고 베스트셀러 책을 사 본 기억이 전혀 없다. 요즘 베스트셀러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인기라고 하는데, 나는 이런 책이 있을 경우 그 제목을 보고 내용을 짐작하고, 그 내용이 지적으로 나한테 별로 필요치 않은 내용이거나 아니면 크게 내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내용이 아니라면 그냥 지나친다. 그게 베스트셀러라고 해도 나에게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사지 않는 것이다.

 

일반 사람들이 베스트셀러를 사는 이유와 내가 사지 않는 이유

 

베스트셀러 책은 지금까지 많이 팔린 책이라는 의미다. , 이 주의 베스트셀러라면 지난주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많이 팔린 책을 말한다. 여기서 약간의 시간차가 발생한다. 이 주의 베스트셀러는 엄밀히 말하면 지난주의 베스트셀러라는 뜻이 되고, 결국 아직 이 주의 베스트셀러는 결정되지 않았다는 뜻이 된다. 서점이라도 이번 주에 어떤 것이 많이 팔리고 있는지 통계가 나오지 않은 곳이 많고, 실시간으로 나온다 하더라도 어떤 서점도 매일 혹은 매시간마다 바뀌는 책의 판매량을 보고 베스트셀러를 정하는 곳은 없다.

 

하지만, 나는 이런 시간적인 차이를 두고 서점이 소비자를 속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엄밀히 따지고 보면 그렇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지난 주 많이 팔린 책이 이번 주에 많이 팔리고 있다고 믿어도 그들에게 그 어떠한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과하고 나는 이 베스트셀러 책을 사지 않는 이유가 있다. 먼저, 나는 탈대중화를 선호한다는 점이다. 가뜩이나 현재 우리 사회는 개성 없는 천편일률적인 성격, 모양, 제품 등을 양산해왔고, 베스트셀러 또한 그러한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보기에 서점은 이 책들이 가장 많이 팔린 책이니 아직 읽지 않았다면 사서 읽어라라고 말하면서 다수의 사람들에게 똑같은 책을 보라고 권하는 것 같다. 심지어, 그런 부류의 책을 읽으려고 생각치도 않은 사람들에게도 말이다. 하지만, 나는 그런 서점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소비자고 그 책을 아무리 언론에서 띄어줘도 나는 정말 필요하지 않다면 쳐다도 보지 않는다. 굳이 많은 다른 사람들이 읽었다 해도 그것이 나한테 필요치 않다면 읽는 것 자체가 시간낭비로 보는 것이다.

 

특히, 서두에서 잠시 언급한, 책의 목록 혹은 책 제목조차 보지 않고 베스트셀러를 사는 사람들은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 책의 내용을 보지도 않고 산다는 것은 정말 맹목적으로 그 책이 베스트셀러라는 말만 믿고 사는 경우이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집에서 책을 보고 자신과 맞지 않는 책이라고 후회해도 이미 늦었다. 물론, 반품할 수는 있겠지만, 그럴경우 이미 서점에 불필요하게 왔다갔다 한 것 자체가 이미 에너지 손실이다. , 만약 이 책을 선물용으로 샀다 치더라도 자기도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는 것처럼 다른 사람에게도 전혀 필요 없는 책일 경우가 많다. , 다른 사람에게 선물이지만 쓸모없는 애물단지가 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서점에서 베스트셀러를 지정하는 것 자체가 서점의 매출을 늘리려는 마케팅 전략이 될 수 있다. 베스트 셀러는 이미 많이 팔린 책들을 광고함으로써 아직 그것을 접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베스트셀러에 손 한번이라도 더 가게끔 유도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한 마리의 비둘기가 먹이주는 사람에게 날아가면 그 주변의 모든 비둘기가 그것을 향해 날아가는 것과 흡사하다.

더 자세히 말하면, 서점의 영업시간이 제한되어 있다는 점을 미루어 볼 때, 이 베스트셀러는 서점의 시간당 매출을 늘리려는 마케팅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 제한된 영업시간 동안 이리저리 괜히 원하는 책을 찾으러 다니는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다수가 산, 그래서 검증(?) 받은 그런 베스트셀러를 사라고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난 그 검증을 믿지 않는다는 게 다른 사람들과 나와의 가장 큰 차이가 될 것이다.

 

물론 책을 읽는 것 자체가 나쁘다고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나도 서점에 와서 책을 샀고, 또 열심히 읽어 지적으로 한단계 진화하려 한다. 하지만, 베스트셀러라는 책은 여전히 소비자들에게 악용될 수도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다. 맹목적으로 그것을 읽고, 믿고 또 그것을 사실로 받아들이게 된다면, 이것은 일본 중학생들이 역사 교과서를 보고 맹목적으로 독도가 일본땅이라고 믿게 하는 것과 같은 오류를 범하게 될 수도 있다. 특히, 아무 생각없이 베스트셀러라고 책을 집는 사람들이라면 위에서도 말했듯이 경제적으로도 효율적이지 않다.


마지막으로, 음모론일 수도 있는데, 만약 서점이 베스트셀러 항목을 조작한다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까. 마진이 높은 특정 책을 베스트셀러로 지정해 서점이 부당한 이익을 취할 수도 있을 것이고, 가장 큰 문제는 서점이 이런 부정행위를 한다해도 서점의 매출 정보는 그 서점만 알기때문에 일반 소비자들은 그것을 전혀 알 수가 없다는 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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