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랭킹이 무의미한 이유대학 랭킹이 무의미한 이유

Posted at 2010.09.24 08:39 | Posted in 영국★대학교
요즘 대학교 랭킹을 정하는 것이 무슨 유행처럼 번졌습니다. 언론사에서 먼저 불을 지폈던 대학랭킹이 독특한 평가요소를 강조하는 일반 연구소까지 퍼졌더군요. 주로, 미국, 영국에 소재를 둔 평가 기관이 많았는데, 몇 해 전부터는 중국에서까지 대학 랭킹을 발표하더니 얼마전 우리 나라도 영국 신문사와 우리 나라 신문사의 합작으로 우리 나라 대학들만의 랭킹을 발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야말로 대학 랭킹은 이제 전세계 교육계에서 뺄래야 뺄 수 없는 필수적 요소가 되었습니다. 대학 입학을 원하는 학생 뿐만 아니라 학부모, 재학생, 졸업생 또 그들을 채용하는 기업들, 대학에 연구 자금을 제공하는 정부 등 많은 곳들이 그것을 참고하니 그럴만도 하겠죠.

이런 상황 속에서 런던대학교(UCL, University College London)의 말콤 그랜트(Malcolm Grant) 학장이 지난 21일 각 단체에서 발표하는 세계 대학 랭킹은 무의미하다는 다소 충격적인 발표를 했습니다. 제가 이것을 충격적이다라고까지 표현한 것은 UCL이 현재 영국 대학교 중 세계 대학 랭킹에서 상대적으로 아주 좋은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UCL은 여러 평가기관마다 차이가 있지만,
2010년을 기준으로 세계 대학 랭킹 4위 (QS), 13위 (Global Universities Ranking), 17위 (Taiwan index), 21위 (Shanghai Jiao Tong), 22위 (THE) 그리고 81위 (4iCU)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보통, 영국 내에서 UCL보다 평가가 좋은 대학들, 예를 들면 LSE나 임페리얼보다 세계 대학 순위는 높게 책정되고 있죠.

이런 UCL 대학 학장의 이 충격적인 발언에는 물론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대학 랭킹을 평가하는 기관의 다양한 평가 방법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UCL 대학의 세계 랭킹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어디서는 세계에서 4위로 평가했는데, 다른 곳에서는 81위로 평가했습니다. 같은 대학을 두고 평가했는데, 어디서는 4위고 어디서는 81위라는 결과는 누가봐도 잘못되었으며, 결국
사람들은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매년 대학 랭킹의 변화만 봐도 그 변화가 너무 심한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해당 대학의 티칭(Teaching)이나 리서치는 그다지 변하지 않았는데 말이죠. 사실, 티칭이나 리서치는 오래전부터 형성되어 온 대학 고유의 학습 문화이기 때문에 매년 변하기도 힘듭니다. 하지만, 평가 기관에서 고려하는 티칭, 리서치 수준은 좋았다 나빴다 그 변동이 아주 기가 찰 정도입니다.

보통 평가기관들은 티칭 수준을 전공당 학사 학생 수 혹은 박사 학생 수, 전공당 수입 금액 그리고 졸업 당시의 학생 성적 수준 등으로 다 다르게 평가합니다. 평가 기관마다 그 요소가 다른 것도 문제가 있지만, 사실 위의 평가 요소가 티칭 수준을 정확히 나타낸다고 보기에도 어렵다는 주장입니다. 학생 수가 많다고 해서 티칭 수준이 올라가는 것도 아니고, 졸업 당시의 학생 성적이 높다고 해서 꼭 티칭을 잘했다는 보장은 없는 것입니다.

또, 리서치 평가에 나타나는 문제점은 티칭 평가보다 더 심합니다. 리서치 수준은 주로 리서치에 들어간 비용으로 그 평가를 대신하게 되는데, 이 비용은 주로 이공계나 의대 쪽의 수입이 인문사회계열보다 월등히 많게 됩니다. 정부나 기업으로 후원을 받으면서 말이죠. UCL의 말콤 그랜트 학장은 인문계 전문대학인 LSE를 꼭 집어서 세계 대학 랭킹에서 왜 LSE가 세계 86위로 평가받을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한 이유를 이렇게 명확히 했습니다. 

하지만, 리서치 수준 평가의 가장 큰 문제는 다른 데에 있습니다. 그것은 리서치 수준을 리서치의 결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닌 리서치를 위해 유치한 자금으로 평가한다는 점입니다. 즉, 다소 계산상 유리한 리서치에 들어간 비용으로 대학의 리서치 수준을 평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리서치 수준은 말 그대로 리서치한 결과가 학계에 유용하냐의 유무에 달려있는데도 말이죠. 이는 리서치 결과가 리서치 수준을 평가하기에 가장 적절한 정보지만, 그 객관성을 보장할 수 없기에 그나마 가장 객관성을 가진 리서치 유치 비용을 리서치 수준의 평가 요소로 끼워맞추기식으로 만든 언론의 잘못이 크다고 봅니다.

지금 대학 랭킹은 이렇게 각종 다른 평가 요소, 그 평가 요소의 가산점 유무, 객관성을 가장한 주관적 평가 요소 혹은 평가 요소 자체의 적절성과 적합성 배제 등으로 사람들에게 혼란만 가중시키고, 그 속에서 또 논쟁만 키우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대학 랭킹 자체의 무의미성을 강조하고 나선 말콤 그랜트 UCL학장의 선구안이 존경스럽기까지 하며, 이느 세계에 뒤쳐져 있다며 점점 대학 랭킹에 목매고 있는 우리 나라 대학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링크>말콤 그랜트 UCL 학장이 쓴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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