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따라 가본 영국 결혼식, 색다른 경험을 하다친구따라 가본 영국 결혼식, 색다른 경험을 하다

Posted at 2010.05.10 08:53 | Posted in 영국★한국 사회

런던에서 유학 생활 하던 중 결혼식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제 여자친구의 친구가 결혼을 했고, 저는 그녀 옆에 쫄래쫄래(?) 따라갔던 것이죠. 처음에는 안면부지의 사람들과 저 혼자 동양인이라는 사실에 조금 위축되었지만, 다양한 음식과 사람들의 현란한 춤과 노래로 어느새 나는 영국 결혼식이란 작은 축제에 동화되고 말았습니다. 그럼 제가 느꼈던 영국의 결혼식은 어땠는지 한번 살펴볼까요?

 

베스트 프렌드의 자연스러운 진행

 

이날 제가 느낀 영국 결혼식은 형식적이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영국이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제가 참석했던 결혼식은 신랑 입장 후 신부 입장이 아닌 동시에 입장하더라구요. 신랑의 베스트 프렌드인 사회자도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그렇다고 너무 익살스럽지도 않는 자연스러운 진행을 했습니다. 또, 우리 나라 사회자와 다르게 사회 중 신랑, 신부와 대화를 하며 자연스럽게 웃음을 유발하는 재치를 발휘하더라구요. 개인차가 있겠지만, 저는 이 진행이 신랑에게 신부를 들고 객장 한바퀴를 뛰라고 하든지 아니면 장모님 앞에가서 절을 하라고 하든지 등 일정한 형식과 레퍼토리가 있는 한국의 진행보다 훨씬 보기 좋았습니다우리나라도 서양식 결혼을 많이 하는데, 정작 영국에서는 그런 딱딱한 결혼은 탈피한 모습 같습니다.

 

부조금은 없다!

 

결혼식은 우리 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경사로 통하고, 또, 그 경사 속에 부조금은 빠질 수 없습니다. 하지만, 영국에서는 결혼에 대한 부조금은 전혀 없습니다. 우리 나라처럼 결혼식장 입구에 부조금 넣는 곳도 없고, 거기에 앉아 누가 부조금이 얼마나 걷혔나 봉투를 만지작거리는 사람도 없죠. 말그대로, 결혼식이라는 큰 경사에 참석하는 것 자체가 가장 중요한 것임을 영국 결혼식은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생일 선물이나 발렌타이 선물을 주고 받는 것처럼, 부조금 대신 결혼 선물을 주는 것이 일반화된 모습입니다. 제 여자친구도 선물을 쇼핑백두 개에 넣어서 전달해 주더군요. 물론저는 그 쇼핑백에 뭐가 들어 있었는지 여태껏 모르고 있지만, 그것이 돈(부조금)이 아니었던 것은 확실합니다. 

 

친구들의 참여로 후끈~후끈해진 잔치!

 

영국 결혼식에서 신랑,신부 친구들의 참석과 활동은 가히 놀랄 만합니다. 이 날도 피아노 연주, 사회, 축가 등 모두 신랑의 친구들이 직접 했다고 하네요. 즉, 어렸을 때 피아노 몇 번 쳐 본 친구가 있다면 나서서 피아노 연주를 맡고, 학창시절 재치 좀 있다고 소문이 났다면 사회를 보고, 그리고 목소리가 좀 좋다고 소문났다면 축가를 불렀던 것입니다. 모두가 솔선수범해서 축하해주는 그런 아주 부러운 결혼식이었죠. 물론, 이런 것들을 직업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역시 약간의 실수는 발생했지만, 그 노력하는 모습에서 관객의 큰 호응을 받았습니다. 간간이 축가 속에서 터져 나오는 관객들의 웃음은 그들의 실수를 비난하는 웃음이 아닌, 결혼식에 열정적으로 참석해 진정으로 축하해주려는 그들의 노력에 마음 속에서 우러러 나오는 응원의 웃음이었을 것입니다. (축가 부르는 모습이 아래 동영상에 있습니다^^)

 

뒤따라 오는 흥겨운 파티 타임~

 

흥겨운 파티 타임, 한국의 결혼식과 가장 다른 점이고, 제게 가장 인상 깊었던 시간이었기도 합니다. 우리 나라는 결혼식이 끝나면, 보통 신랑, 신부는 다시 전통 옷으로 갈아 입고 방 안에 들어가 어른들에게 절을 하거나, 식당에 가서 음식을 먹는 것과는 달리 영국 결혼식은 식이 다 끝나면, 식 중 못 다 먹은 음식을 먹으며 술도 거하게 마시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추기도 합니다. 음식과 술은 그야말로 무한 리필이 되는 뷔페에 온 것 같은 기분이었고, 음악에 몸을 맡겨 춤을 추는 모습은 흡사 클럽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죠. 물론, 달콤한 첫날밤을 보낼 신랑과 신부 그리고 결혼식을 준비하느라 힘들었던 어르신들의 모습은 이제 볼 수 없었지만, 저를 비롯해 신랑, 신부의 친구들은 그 속에서 또 다른 친구들을 만나고 즐기고 하는 분위기가 새벽이 넘도록 계속되었습니다. 저도 이 날 지하철이 끊겨서 집에 갈 수가 없었죠.

 



설명1> 앞쪽 왼편에 신랑,신부가 있고, 가운데에 축가를 불러주는 친구가 있습니다. 가사를 외우지 못해 손에 적은 커닝 페이퍼를 들고 열정적으로 노래를 불러 주고 있네요. 그 옆에서 피아노 치는 친구와 호흡도 종종 맞지 않지만, 끝까지 호흡을 마추며 축가를 무사히 마쳤습니다. 물론, 축가가 마친 후에는 관객들의 환호와 갈채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설명2>제가 갔던 영국 결혼식이 영국 사람 대부분의 결혼식 풍습이 아닐 수도 있음을 미리 밝힙니다. 


설명3>예전 포스트(2009.3.31)를 업데이트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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