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시선 때문에...' 타락하는 우리 나라'남의 시선 때문에...' 타락하는 우리 나라

Posted at 2010.02.10 09:04 | Posted in 영국★한국 사회
영국에서 귀국한 지 어언 2년. 내가 바라보는 우리 나라는 사람들의 시선을 너무나 의식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길거리를 지나가다도, 인터넷 뉴스를 보더라도, 뭐든 사람들을 의식한다.

그래서 요즘 내가 좋아하는 광고가 "생각대로 T"다. 자기 생각대로 하고,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하는 것이 진정 인생을 사는게 아닌가 싶다. 인생은 짧다고 하지 않은가.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산다고 해서 그것이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더불어 사는 것과 남을 의식하는 것은 아주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사는 것은 서로 도와가며 동질감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이지만, 남을 의식하는 것은 폐쇄적 개인주의가 깔렸다. 게다가, 내가 상대방보다 우월할 것이라는 쓸데없는 자존감도 껴있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자세로 살아가는 것 같다.

사실 이것은 우리 나라 사회 전반에 깔려있다. 우리 나라 사회를 족쇄처럼 죄어 오는 일종의 사회 퇴보 요인으로서 보이지 않기에 더욱 위험하다. 옳지는 않은 것 같지만, 이미 문화자체가 그렇게 흘러가니 대다수의 사람들도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따라가고 있다. 그래서 더욱 위험하다.

그럼 어떤 사회 현상이 이것과 관련이 있을까? 즉,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함으로써 벌어지는 다른 나라에서 볼 수 없는 우리 나라만의 사회 현상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한번 생각나는대로 적어보았다. 생각나는대로 적었으니, 순서는 크게 의미 없다. 하지만, 이런 사회 현상(사회 문제라고는 하지 않겠다. 아직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것을 사회 문제라고 여기지 않을테니)은 우리 나라에서 꼭 없어져야 할 것이며, 이런 것들이 모두 사라져야 비로서 다양성이 인정되는, 모든 사람들이 자기 인생을 바로 사는 사회가 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1. 수능에 목매는 아이들
우리 나라에서 수능이 중요한 것은 다들 알 것이다. 오죽하면, 수능 날 회사 출근 시간이 늦춰지고, 주식 시장도 1시간 늦게 열리고, 버스 운행 수를 늘리고, 우연일 뿐인데, 수능 날때마 춥다고 오버하는 일기예보까지 정말 수험생보다 전국이 오버한다. 그저 대학 입학 시험일 뿐인데, 그렇게 오버하는 것은 다 우리 나라에 학벌이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 나라 전체가 암묵적으로 인정해 주는 꼴 밖에 되지 않는다. 수능을 조금 못보면, 그냥 자기 실력에 맞는 대학에 가서 열심히 해서 자기 꿈을 이루는 노력을 하면 되는데, 학벌 때문에 재수, 삼수하며 시간을 낭비한다.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다면, 그까짓 학벌쯤이야 능력으로 해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2. 변화를 두려워하는 정부 관료
신문에서 본 내용이다. 어렵게 외무 고시를 보고 국가의 얼굴로서 대국가 업무를 보고 있는 외교관들. 다른 나라에 오래 살면서 외국인들과의 교류가 많을텐데, 외국인과 결혼한 사람들은 아무도 없다는 보도다. 외국인에 가장 포용력을 갖추어야 할 외교부엔 국제 결혼 사례가 하나도 없는데, 외국인을 가장 접하기 어려운 우리 나라 농촌에 국제 결혼이 더 많다는 사실이 얼마나 모순인지 덧붙였다. 한 외교부 관계자는 자기 혼자 튀면 안되기 때문에 국제 결혼을 꺼리는 분위기라며 인터뷰를 했지만, 이것은 외교부 뿐만 아니라 정부 모두에게 해당된다. 이들은 폐쇄적인 조직이기에 여기서 일하는 공무원들은 서로 눈치를 보기에 바쁘다. 자기가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이라도 다르면 좀 불이익이 올까봐 자기가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스트레스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3. 외모가 전부인 나라
사람들의 시선은 일차적으로 외모로 향한다. 외모를 다른 사람들보다 더 가꿔 다른 사람들에게 우월감을 보이려는 것은 우리 나라에서 이제 너무나 당연시 되고 있다. 성형외과는 2000년때 부터 성황을 이룬지 오래고, 요새는 치아성형으로 치과, 키 늘리기로 정형외과 등 거의 모든 병원이 기존의 사람들의 질병 치료가 목적이 아닌 인체 성형이 목적이 되고 있다. 참 안타까운 변화가 아닐 수 없다. 대학입학 선물이 성형이고, 부모들은 아이들의 키가 크지 않을까봐 초등학교 때부터 성장 호르몬을 주사하는 나라는 전세계를 봐도 우리 나라 밖에 없다.

4. 심지어 북한의 눈치도 보는 우리 나라
미국이 우리 나라와 공동 군사 훈련을 제안했다고 한다. 서해에서 자주 교전도 일어나고, 김정일이 곧 죽을 것이라는 전망 등으로 북한 정세가 불안해 미군이 일본과 함께 공동 훈련을 제안한 것이다. 내 생각엔 미국이 훈련을 먼저 제안했다는 것에 어처구니가 없다. 북한이 도발을 한다면, 가장 피해를 볼 것은 우리 나라다. 따라서, 북한 도발 대비 훈련은 우리 나라가 주도적으로 제안해야 옳다는 것이다. 언제까지 북한 눈치만 살살 보고, 북한이 하자는대로 이리저리 끌려다닐 것인지 어이가 없다. 쌀이나 옥수수를 보내는 인도적인 정책도 취하면서도 결단력 있게 필요하다면 북한 대비 훈련도 주도적으로 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이렇게 공개적으로 훈련을 한다는 것이 북한의 심기를 더 건드릴 것이 두려운 모양인데, 우리 나라가 더이상 북한의 봉(捧)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어야 할 때이다.

5. 명품을 좋아하는 우리 나라
어느 나라나 그렇겠지만, 우리 나라 사람들은 명품을 특히나 좋아한다. 명품을 사는 것 가지고는 뭐라하지 않겠다. 다 능력되면 자기가 사고 싶은 것을 사고 그것으로 적당히 자기 과시를 하는 것도 자기 인생을 사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나라 사람들은 이 명품에 대한 선호가 아주 유별나다. 이 유별함은 명품 짝퉁이 판을 치는 우리 나라 시장 문화를 형성했다. 얼마나 다른 사람들에게 과시하고 싶었으면, 짝퉁까지 사서 다른 사람들보다 우월감을 느끼려고 할까.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문화가 우리 나라를 짝퉁이 판치는 나라로 만들어 가고 있다.

6. 우리나라 정치권의 눈치 살피기
우리 나라 국회를 보면, 그 나라 국민의 수준을 알 수 있다. 국회가 난장판을 치고, 국정에 소홀히 하는 것도 어쩌면 그들을 뽑은 우리 나라 국민의 잘못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정치권의 눈치 살피기도 우리 나라 사회 문화를 그대로 반영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갈매기 국회의원들이 이당 저당 옮기는 것과 한 정책을 향해 가야할 여당 내에서도 친박, 친이로 갈리는 것 등 한마디로 이리저리 눈치를 봐 줄을 잘 서서 콩고물 떨어진 것이나 주워먹으려는 심보들도 가득찼다. 누구하나 올바른 정치를 위해, 국가 운영을 위해 강력히 말하는 이를 못봤다. 간혹 있더라도, 대다수는 그냥 이리저리 눈치나 살살 살피고, 튀지않고 자리만 보존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반발한다. 우리 나라가 경제 선진국은 될지 모르지만, 이런 식으로는 정치 선진국은 어림없다. G20 회의 유치한다고 해서 정치 선진국이 되는 것은 아니다. 

"Dreams come true, London pointer!"

포스팅이 맘에 드셨다면, 추천을,
그저 그랬다면, 아낌없는 격려를,
형편 없었다면,  거침없는 태클을 날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에핑그린입니다.
기타 의견이나 질문 있으시면 제 방명록이나 제 이메일은 항상 열려 있습니다. 런던을 비롯 영국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에 대해 깊이 있고,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노력하는 에핑그린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메일 주소: eppinggreen@londonpoint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