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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판사나 변호사는 다른 나라와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세계 어느 나라나 법조계의 전통상 깔끔하고, 어두운 계통의 정장을 입는 것은 당연해 보이지만, 영국은 라면가락처럼 생긴 긴 하얀(경우에 따라 회색 혹은 진한 회색) 가발을 씁니다.

영국 전통인 이 하얀 가발은 중세시대 때부터 영국 정치의 산물로 이어져 왔고, 18세기에 사라지는가 싶더니, 유독 법조계는 이 전통을 지금까지 이어 오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들어, 그 무거운 가발을 쓰고, 변론을 하고, 판결을 내리는 것이 일처리에 전혀 도움이 안된다는 의견으로 폐지해야 하지 않나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하네요. 

실제로, 2년전 BBC 설문조사에 따르면, 70% 영국 법조인들이 하얀 가발을 비롯한 영국 전통을 표현하는 각종 특별 의상을 입는 것에 찬성한 반면, 영국 국민들은 42%만이 찬성을 표했습니다. 대다수의 영국인들은 법조계의 지나친 전통 고수에 반감을 표한 것이죠. 이런 반감에도 불과하고, 현재도 영국 법조인의 보수성으로 이같은 전통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럼 영국 법조계는 왜 이런 거추장스러운 하얀 가발을 고집하는 것일까요?

처음, 이 하얀 가발은 재판소에서 판결을 내릴 때, 판사나 변호사에 대한 신분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판결에 앙심을 품고, 보복 행동을 막기 위해 가발을 쓰게 된 것이죠. 하지만, 21세기, 정보의 홍수에 살고 있는 이 시대에 하얀 가발로 신분을 감추는 것은 거의 무의미한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과하고, 이렇게 하얀 가발을 고집하는 이유는, 바로 상징성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 하얀 가발은 영국 법조계에만 남아 있습니다. 판사나 변호사들만이 이 하얀 가발을 쓰고, 재판소에 들어가서 그들의 업무를 하는 것이죠. 따라서, 이 하얀 가발은 그들에게 하나의 특권을 부여하는 것과 같은 상징성을 지닙니다. 

또, 법조인들은 이러한 상징성을 바탕으로 영국 국민들에게 존경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영국 전통 법조인 의상을 입음으로써, 그들의 지위를 나타내고, 그들이 하는 일이 영국 사회를 이끌어 가는 하나의 큰 버팀목으로서 판사, 변호사들에 대한 존경심을 은연 중에 강요하는 것이죠. 

이렇게 세계의 다른 모든 나라가 전통을 타파하고, 편리를 추구하는 요즘 영국이란 나라는 정말 고집스럽게 전통을 지키는 모습이 영국 법조계에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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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핑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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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행복한꼬나 2009/12/16 07: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집스런 전통주의. 정말 공감가네요. :) 평범한 집들도 알고보면 100년이 넘은 집인거 알고 깜짝 놀랐어요. 현대적인 시설이 가득한 다른 곳과 비교도 되고, 전통을 잘 가꿔나가는 것이 부럽기도 하고, 어찌보면 답답하기도 하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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