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핑그린의 영국 라이프 12: 폴과의 즐거운 외출에핑그린의 영국 라이프 12: 폴과의 즐거운 외출

Posted at 2009.05.28 11:31 | Posted in 런던★영국 일기

로시와 헤어지고 나서 한동안 슬픈 하루 하루...

이런 슬픔은 평생 느껴보지 못했던...

발라드 가사가 귀에 어찌나 쏙 들어오는지,

이때 처절하게 느낄 수가 있었다.

어떻게 다시 정신차리고, 내 생활로 돌아가야 하는데,

침대에 누워 천장만 쳐다보는 나날들...

정신차리자...정신차리자...

발라드를 들으면서 이런 마음 속의 외침을 수 없이...

순간 반짝 정신차리고, 단짝친구 폴에게 전화를 거는데...

 

 


에핑그린의 영국 라이프, 그 열두번째 이야기...

 

 


<즐거운 폴과의 외출>

 

 

폴과의 약속을 위해 소호의 한 클럽으로 향했다.

폴이 나의 마음을 가장 잘 아는 친구...

가는 도중, 내 귀에 흐르는 이어폰 속의 음악은 여전히 발라드,

런던 날씨도 나의 마음을 아는 듯 흐리고,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표정도 어두워 보이고...

간혹 미소를 띠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얼굴을 돌리고...

난 철지히 마음먹은대로 세상을 보는...

나는 지금 무서운 상태다-_-


그것은 다시 말해서, 술이 필요한 상태-_-^

 

내가 걷고 있는 차이나 타운의 메인 스트리트에 직각으로,


파란 대문과 창문 틀을 한 술집이 보인다.

폴과의 약속 장소.

 

문을 열어보니, 어두침침해지는 바깥보다 더 어두운,

그 속에서 사람들은 꽤 많았다.

날짜 감각이 없어져서 몰랐는데, 알고 보니 금요일.

지금 내게 금요일은 그저 다른 날처럼 평범한 날.


저기 폴이 앉아 모니터에서 보여주는 축구를 보고 있다.


"헤이"

"하이, 잘 지내?"

"그저 그렇지"

"야, 그러지 말고, 오늘은 신나게 놀아보자구"


"..........."


"야, 임마, 이제 다 잊고, 임마"

"그......래...."


폴의 큼지막한 손은 내 어깨를 치고, (이 넘 손이 아주 맵다-_- )

(흑인한테 맞아 보았는가? 안 맞아 봤다면 말을 하지 마시길...^^;)

바텐더 쪽으로 간다.

난 주변을 다시 한번 훑고...-_-


신나는 음악과 저기 뒤에 댄스 플로어에서는 춤을 추는 사람까지-_-


이거 뭐야, 단순한 술집이 아니었잖아-_-^


이런 생각을 할 때즘, 폴이 기네스를 한잔 들고 오고...


기네스의 그 검은 색은 우울한 내 마음을 보는 듯한...-_-


정말 갈 때가지 갔나 보다...


폴은 여전히 떠들고 있었지만, 내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고...


갑자기 뭐라고 말하더니, 갑자기 일어서서 나간다-_-


뭐라고 말한 것 같은데...


노래 소리와 다른 사람들의 대화 소리에 묻혀, 잘 못 들었다-_-


지금 생각해보니, 일어나기 전에 와우라고 한 거 같다-_-^

 

10분 정도 경과했을까...


헤이 하며 나타난 폴 뒤에는 백인 여성 2명이 같이 왔다-_-


이 넘 클럽에서 헌팅 본능이 시작된 것-_-


폴은 이것이 나의 마음을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다고 믿었다.

직접적으로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의 행동을 보고 짐작이 가능-_-


근데 놀랍게도, 어느 정도는 효과를 봤다.-_-^


(폴은 나를 너무 잘 안다-_-)


마음은 여전히 무거웠지만,

내 옆의 한 여성과 앉아서 같이 대화를 나누다 보니,

예전 내가 하는 레파토리가 자연스럽게 나오고-_-

(물론, 처음엔 예전같지 않았지만...-_-)

그런 레파토리를 하면서, 연애 초기가 생각이 나고-_-

그런 생각에 어두운 마음은 다시 밝아지고-_-

술까지 들어가니 내 얼굴엔 다시 미소가...-_-

 

술...너를 만난지는 오래됐지만, (기껏해야 5년?)

아직도 난 너를 잘 모르겠다.-_-


술과 내 옆의 여성과 대화를 나누니,

기분이 좋아지다니...음...


갑자기 술이 너무 좋아진다 *^^*


넷이 앉아서 주로 폴의 주도로 대화가 시작되고,

어디서 리엑션을 해야 하는지도 아는...

그런 폴의 지겨운 레파토리를 들어 주고...-_-

한동안 대화가 계속되더니,


폴이 데리고 온 여성들은 팽하고 가버렸다-_-


흑인과 동양 넘이 앉아 있으니...

아무래도 영양가가 많이 떨어졌나 보다-_-

그렇다고, 폴이 포기하는 얘가 아니쥐-0-!!!!!!!




"폴, 너 팔뚝 보여줘야겠다"

"그냥 웃통 깔까?"

-_-


이제 믿을 건 폴의 근육질 몸매였다-_-


나도 좀 근육이 붙었지만, 폴에 비하면 쫌...-_-;


(흑인은 달리기만 해도 상체에 근육이 붙는 무서운 인종이다-_-)

 

이번엔 내가 나섰다-_-


잘 안나서는데, 폴의 계속되는 푸쉬에...


앉아만 있으니, 엉덩이가 좀 아팠는지, 난 왠일인지 예스를 하고...


저기 어두운 곳...사람들이 춤추고 엉겨 붙어 있는 곳...


난 독수리 눈을 하고 그곳으로 향했다.

 

어둠이 점점 걷히고...

그곳에서 난 서로가 서로를 갈망하는 눈빛을 볼 수 있었다.

그것도 아주 아주 갈망하는...-_-


어두운 곳에서 비치는 그 눈빛이 너무 뜨거워서,


난 처음에 익숙치 않아 돌아가려 했지만,

뒤돌아 보니, 폴이 윙크를 하고-_-

숨을 깊게 내쉬고, 다시 주의를 둘러봤다.


첫 폴의 헌팅은 결과적으로 실패로 끝났으니..

이번에는 좀 색다른 시도를 해보자는 마음이 들었다.

(어떻게, 왜 그런 마음이 들었는지는 나도 모른다-_-)


즉, 이번에는 동양 여성에게 작업 시도를..-_-


소호였기에 동양여성도 많았다.


어두운 곳에 몸을 흐느적흐느적 거리는 두 명의 동양 여성에게...


나는 여기의 여느 사람들처럼 갈망의 눈빛을 보내고(★_★)


그 중 한 명이 나를 의식하는 눈치다-_-


그 한 명이 친구에게 귓속말 하고, 다른 한 명이 나를 쳐다보는...


폴이 가라사데, 이럴 때 눈을 피하면 안되고,


미소를 보이라고 했는데...-_-


다행이 이 1단계는 통과했다...

썩소를 날려줬던 것-_-

다행히 어두워서 썩소인지 진짜 미소인지 구분이 안 갔나 보다-_-^



그럼 2단계...폴의 가라사데...-_-


먼저 남자가 다가가야 한다. 그들도 갈망하는 무리들 중 하나니...


흐느적흐느적 춤을 추듯 말듯 난 그렇게 다가갔다-_-


쑥스러운 움직임으로...


(전편에서 몇 번 말했지만, 난 춤을 잘 못춘다-_-)

 

난 그들 앞에 가서, 한 여성의 어깨를 툭 치고(물론 살살 쳤다-_-)


폴을 향해 턱으로 가르키며, 저기 내 친구가 맘에 들어서 시킨 것처럼....


그렇게 폴을 팔아 접근했다-_-


저쪽 폴은 이미 팔을 걷어 근육질의 몸매를 드러내는 중...-_-^^^^^^


그렇게 술 한잔 마시자고 하고 데리고 나왔다-_-


역시 폴의 말대로...클럽이 헌팅이 더 쉽다 lol


그렇게 같이 나와 폴 쪽으로 나와서 보니,


이들은 순수 동양 사람이 아니었다-_-


혼혈인인 것. 그것도 일본과 프랑스...


(물론, 이건 잘 기억이 나진 않는다-_-)


그런데, 동양쪽 얼굴이 더 강해보여서 내가 착각했던 것.


암튼, 혼혈인답게(?) 이국적인 모습과 동양적인 모습이 동시에 나왔다.


개방적이기도 하고 나처럼(?) 예의 깊기도 하고-_-


술도 번갈아 가면서 사고...-_-


은근슬쩍 폴을 보니 폴도 약간 맘에 드는 눈치다.


난 이미 입이 귀에 걸렸다 (*^--------^*)


첫 헌팅 성공에...


그리고 스승격인 폴의 기쁨에...-_-

 

더 중요했던 것은 기분이 정반대로 싹 바뀌었다는 점...


술, 술집, 클럽 그리고 여성도...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이 때 깨달았다-_-

물론 적당한...-_-

 

뒷 이야기...

이날 폴과의 외출은 나의 바이오리듬(특히, 감정)을 싹 바꿔 버렸다. 기존의 곡선라인을 지우고, 오늘을 최상으로 새로운 곡선 라인을 새로 그린 것 같은 기분...우리는 술집에서 나온 후 그 혼혈인 뿐만 아니라 대여섯명의 연락처를 손에 쥐고, 누가 어느 연락처를 갖네 마네로 한바탕 격렬한 논쟁을 했다. 물론, 술에 취해 런던 밤거리가 떠들석하게 기쁨에 취한 논쟁...지금 생각해보면, 영화 러시아워의 성룡과 크리스 터커와 비슷해 보여 웃음만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