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5/14 19:18 런던★영국 이슈
100년동안 영국 술집이 일찍 문닫은 이유
| 런던포인터닷컴 - 런던 타워브릿지 라이브 모습 |
런던에 처음 갔을 때 놀랐던 점은 길거리의 가게, 슈퍼들이 모두 일찍 문을 닫는 것이었습니다. 술집(펍, Pub)도 예외가 아니었죠. 지난 2005년 법 개정 전까지 일반 가게들은 5시 혹은 6시, 그리고 술집은 밤 11시에 문을 닫아야 했고, 일요일에는 5시간 정도만 영업이 허용되었습니다. 따라서, 100여년 동안 런던 시민들의 밤 문화는 신데렐라가 그랬던 것처럼 11시만 되면 허겁지겁 자기 짐을 챙기고 집으로 돌아오는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었죠. 일요일은 형식적이나마 교회를 가기 위한 시간이 주어졌지만, 전날 풀지 못한 회포를 푸는 청년들이 더 많아지기도 했습니다.
벌써 4년전 일이지만, 지금 런던은 이런 사회주의적(?) 법을 개정했고, 술집은 시간제한 법에서 벗어나 일정한 허가를 받고 24시간 영업이 가능하며, 일요일에도 정상 영업을 하는 술집이 많이 생겨났습니다. 술집과 비슷한 유흥업소인 클럽도 덩달아 호황을 이루었죠. 당연히, 밤문화를 이끄는 유흥업소들의 수익은 올라갔지만, 취객으로 인한 범죄, 사건, 사고가 많이 늘어나면서 런던 경찰이 한층 더 바빠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100여년전 영국 정부가 처음 술집을 일찍 문닫았던 이유도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해석이 가능합니다. 역사적으로 큰 갭이 있으나, 어느 알코올이나 인간의 정신과 몸을 혼미하게 하는 것은 마찬가지니까요.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영국 정부는 세계 제 1차전쟁 당시 술집이 늦게 까지 연 것을 보고 큰 우려를 나타냈다고 합니다. 전쟁 중에 술을 밤 늦게까지 마시면, 병사들의 사기는 올라갈지 모르지만, 그 전쟁에서 패배하는 것은 당연하니까요. 술 때문에 창과 방패를 다루지 못하는 병사들은 적에게 식은 죽 먹기와 같을 것이고, 우리가 술 먹은 다음 날 머리가 아픈 것처럼 술독 때문에 다음 날 병사들의 행군에 큰 지장을 주었다고 합니다.
따라서, 영국 정부는 부랴부랴 밤에는 술집을 모두 문을 닫게 만들었고, 1세기 정도가 지난 2005년에서야 겨우 술집 영업 제한을 폐지했던 것입니다. 역사적 사건에 바탕을 둔 법이었기에, 개정 당시 이곳저곳에서 많은 반대가 심했지만, 당시 리빙스턴 런던 시장과 블레어 영국 총리는 비지니스 친화적 정책으로 밀어부쳐 결국 이같은 변화를 이끌어 냈습니다.
"Dreams come true, London poi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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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적 법이라고 한 부분이 맘에 걸리네요~
그걸 꼭 이데올로기로 평가했어야만(?) 했는지... ^^
암튼, 잘보고 갑니다~ ^^
제가 너무 이데올로기적이었나요?
그냥 사회적인 것을 사회적이라고 했을 뿐인데요...--;
흠.. 사회주의에 대해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계신 분인 듯.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만, 한 가지 사소한 오류가 있어서 말씀 드릴게요.
"술 때문에 창과 방패를 다루지 못하는 병사들은 적에게 식은 죽 먹기와 같을 것이고"
이 부분인데요. 1차 세계대전을 언급하시면서 창과 방패 이야기를 하신 것은 시대적으로 맞지 않습니다.
그럼 앞으로도 재밌는 글 기대하겠습니다.
약간 비유적인 표현인데, 그렇게 받아들이지 못한 독자가 있었으니, 제 잘못이겠네요^^;
댓글 감사합니다..
영국 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유럽 도시들이 업종별로 상점의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가게 주인들은 시 조례가 정해 놓은 시간을 지나서 더 장사를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습니다. 물론 도시마다 조금씩 조례가 다르기 때문에 영업제한 시간은 도시마다 다르겠지요.
당장 한 두푼이 아쉬운 중국인을 비롯한 몇몇 이민자들은 벌금을 감수하거나 혹은 일정 금액을 시청에 더 지불하고 밤 늦게까지 가게 문을 열어 놓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대체로 유럽의 도시들은 (스페인을 제외하고) 오후 6시만 지나면 가게 셔터가 거의 다 내려가지요.
이런 제도 하에서는 종업원들도 하루 7-8시간 이상 일을 할래야 할 수 없기 때문에 노동시간이 보장된다고 볼 수 있겠네요. 때문에 본문에 언급하신 사회주의적이라는 표현이 과한 표현은 아니라고 봅니다. 국가의 계획이 개인의 계획에 우선하기 때문에 사회주의적이라는 표현이 맞는거지요.
유럽식 사회주의가 지향하는 사회는 균형잡힌 중산층의 사회라 개인이 잠도 덜자고 일을 열심히 해서 돈을 더 많이 벌고 싶어도 제도적으로 많은 제약을 가하고 있기 때문에 부자가 되어 계층이동을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심지어 한 블럭 내에 동일 업종의 가게들이 필요 이상으로 병립하는 것을 제약하는 경우도 있지요. (영업허가의 기준이 상당히 엄격합니다.)
한마디로 먹고 사는 모든 걸 국가와 5%의 상류층이 해결해 주겠다. 그러니까 비효율을 초래하는 필요이상의 경쟁과 욕심은 부리지마라(기어 올라오지 말아라). 미국식 및 우리나라식의 개념과 많이 다릅니다.
큰 욕심없이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살아가고픈 분들에게는 유럽 사회가 더할나위 없는 천국이겠지만 무한한 신분상승의 욕구를 품고 넘치는 에너지로 큰 성공을 꿈꾸는 분들에게는 답답하고 정체된 사회로 느껴질 겁니다.
Connor님,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