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이 본 우리 나라 여성흡연자유학생이 본 우리 나라 여성흡연자

Posted at 2009.05.04 10:43 | Posted in 영국★한국 사회

여성 흡연자. 영국에는 엄청 많다. 버스 기다리면서, 카페에서, 일하다 말고 잠깐 건물 밖에서, 술 마시면서, 그냥 길에서...어디서든 볼 수 있다.

영국은 남자와 여자의 흡연 문화가 같다. 불도 서로 빌리기도 하고, 마주 보고 피고, 할아버지와 처녀가 같이 피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 또, 영국과 한국의 흡연 가능 연령도 비슷하고, 이 연령이 되기전 몰래 숨어서 피는 모습도 비슷하다.

영국 가기전에는 놀랍게도 한국에서 여성들이 담배 피는 모습은 한번도 보지 못한 것 같다. 한번쯤은 볼 법도 한데 내가 본 것은 외국 영화에서 몇 번 본 적이 전부. 이것은 한국 여성 흡연자가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흡연 가능 연령이 안된 아이들이 몰래 담배를 피우는 것처럼 몰래 피웠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7, 8년이 지난 지금. 한국도 많이 바뀌었다.

한 커피 숍의 흡연 공간에 들어가니, 남자보다 여성이 훨씬 많았다. 담배 한 개비씩을 들고 얘기를 나누는 여성들. 나는 신기해서 이들을 찬찬히 살펴 보게 되었다. 앉을 자리를 찾았던 것도 이유지만, 자연스럽게 담배를 피우는 여성들이 그렇게 신기해 보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나도 자리에 앉아 내 담배에 불을 붙이고, 다시 한번 둘러 보니, 담배를 피던 여성들도 내 시선이 느껴졌는지 짐짓 불쾌하고 경계하는 눈빛이다. '난 그저 신기한 것 뿐이라고, 괜찮아요, 펴요 펴'라고 마음 속으로 외치면서 나의 시선은 커피잔과 앞에 앉은 내 친구 쪽으로 바삐 옮겼다.

친구와 이것에 대해 조용히 얘기를 나눴다. 여성 흡연자에 대한 간단한 얘기. 다행히 친구도 여성이었기에 여기의 다른 여성 흡연자들의 눈총은 받지 않았다. 얘기를 들어보니, 이전에는 담배로 스트레스 풀려다가 남의 시선 때문에 스트레스가 더 쌓이는 것이 여성 흡연자들이었다고 한다. 요새는 이런 커피숍이 많이 생겨 여성 흡연자들이 여전히 약간이나마 남은 그런 시선을 피할 수 있구나 하고 느꼈다. 

그렇지만, 아직 영국 여성 흡연자들과 비교하면, 내 눈에 비친 한국 여성 흡연자들의 모습은 마치 관람불가 영화를 보러 들어가는 고딩처럼 부자연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다리 꼬고 검지와 중지 사이에 끼고 담배를 피는 모습은 어디 영화에서도 본 것 같은데. 대 놓고 담배를 펴 본 시기가 짧은 것도 이유겠지만, 대다수 오늘 담배를 처음 배우는 사람들처럼 피니, 조금 웃음도 나왔다. 귀여운 모습들...

물론, 외모가 귀엽다는 것이 아니다. 담배를 피는 한국 여성들 모습 자체가 귀여웠다. 영국처럼 대놓고 남자들과 마찬가지로 여기저기서 피워대면 또 그런 모습이 없어지겠지 하는 마음에 한국 여성들은 계속 이렇게만 했으면 좋겠다는 소심한 희망도 생겨났다. 

하지만, 이런 나의 소심한 희망은 이뤄질 가능성이 없다. 곧 한국 여성들도 영국 여성들처럼 담배를 아무데서, 남자 피는 곳에서도 같이 피는 날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사회 통념상 빠른 시일 내에는 어려워 보인다. 아직 보수적인 어르신들도 많고, 아직 한국은 여전히 미녀 탤런트가 담배를 피면 매장되는 그런 분위기다. 영국은 이미 이런 것들은 다 뛰어 넘었다. 심지어, 미녀 탤런트의 담배나 대마초 피는 것도 여과없이 사진과 함께 언론에 다 보도된다. 또, 이것으로 매장당하거나 연예인 생활 쫑난다거나 하진 않는다. 

한국에 존재하는 여성 흡연자들을 바라 보는 부정적인 시선. 아직 이 시선들 때문에 한국 여성 흡연자들이 영국처럼 우리 나라 땅 어디서든지 맘대로 담배를 피지 못하고 있지만, 좀 시간이 지나면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그런 거쳐야 될 하나의 문화 변혁이 있지 않을까 한다.

굳이 나쁜 점을 들자면, 남성들만의 병으로 여겨졌던 폐암이 여성에게도 증가하고, 기타 담배로 인한 다른 질병들에 대한 여성의 면역력이 남성보다 떨어진다는 의학적 통계가 있으니 여성 흡연자들은 이런 문화변혁이 양날의 검이라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영국의 패션 아이콘, 케이트 모스의 담배 피는 모습은 이렇게 영국 언론에 공개되어 있다. 뭔가 의미를 내포한 듯 한 담배를 피면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   (C)thelondon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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