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우리 나라의 오랜 수도였듯이, 런던은 영국의 오랜 수도였다. 또, 역사, 문화, 경제의 중심지로서 런던은 이미 영국뿐만 아니라 세계 주요 어느 도시와도 비견해도 결코 뒤지지 않을 만큼의 국제적인 센스와 도시적인 아름다움이 베어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어느 도시나 예외없이 어두운 면이 있다. 가장 흔한 예로 범죄율만 보더라도, 런던의 특정 지역은 범죄율이 낮으나, 다른 지역은 평균보다 현저히 높다. 영화 때문인지 뉴욕의 할렘가는 위험한 곳으로 뇌리가 깊이 박혀 있는 것도 이와 같은 이치일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심리는 자기들이 원하는 곳으로 이끌려진다. 누구도 범죄율이 높은 지역에 살고 싶어하지 않고, 이것은 런던 사람들이나 런던에서 공부를 하기 위한 유학생들도 마찬가지다. 그곳을 피하고 싶지만, 자기 의지로 되지 않은 어떠한 보이지 않는 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는 것이다.

그럼 사람들이 그토록 원하는 런던의 부촌은 어디일까?

사실, 난 이러한 질문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며칠 전 내 블로그의 유입경로를 보기전까지 말이다. 하지만, 역시 위에서 말한대로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들이 원하는 곳으로 끌리기에 '런던의 부촌'이란 검색어로 내 블로그를 찾아주었다.

물론, 감사하다. 내 블로그를 찾아 주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해당 정보가 없음을 깨닫고 그냥 돌아갔을 것을 생각하니 좀 아쉽기도 하다. 아직 내 포스팅 중 어디에도 런던의 부촌은 어디고 왜 그런지 명확히 나타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솔직히, 내가 런던에서 7년여 살면서, 보고 느끼고, 언론으로부터 혹은 지나가는 사람들로부터 들은대로 런던의 어디가 부촌이고 어디가 깡촌인지 명확히 말해도 무방하다. 어차피, 그들도 그저 참고만 할 뿐이니까. 하지만, 그전에 의문이 생겼으니, 그것은...

과연 그들이 찾길 원하는 런던의 부촌이란 어떤 것일까 하는 것이다.

집, 빌딩, 땅 값이 높고, 부자들이 많이 살아서?, 고소득자와 저소득자가 골고루 사는데, 평균 소득이 가장 높은 곳? 아니면 그냥 사람들이 부촌이라고 하는 곳?

이렇듯 각기 다른 의미의 부촌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무 이유 없이 부촌이란 이미지로 모든 것을 확정하려 한다. 소위, 한국에서 말하는 강남같은 이미지를 런던에서 찾으려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런던의 부촌은 그들 대부분이 생각하는 그런 수준 낮은 부촌이 아니다. 런던의 부촌은 집이나 땅값이 비싼 곳만을 의미하지 않기 때문이다. 강남처럼 그냥 좋은 아파트와 학교, 학원 또는 큼지막한 도로로 인한 접근 용이성, 상가와 쇼핑센터가 들어서서 상업적인 활동이 빈번해서 가격들만 비싸지는 것은 런던 사람들도 결코 좋게 보지 않고 오히려 거추장스럽게 생각한다.

그들은 물질적인 풍요보다는 정신적인 풍요를 더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그럼 혹자는 런던의 부촌은 어떤 정신적인 풍요를 지니고 있냐고 반문할 것이다.

런던의 부촌을 그 강남과 현저히 구별해 주는 요소는 바로 그 지역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특별히 런던 사람들이 자랑스러워 하는 지역은 한정되어 있고, 그런 자랑스러운 지역 속에 부촌이 탄생했다. 예를 들면, 영국 왕족과 귀족들이 머물렀던 사우스 켄싱턴(South Kensington)지역 혹은 18세기 영국 시인인 존 키이츠(John Keats), 제임스 본드를 창작해낸 이언 플레밍(Ian Fleming) 등 유명 예술인들이 살았던 햄스테드(Hampstead)지역 등이 런던의 부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두 곳은 집 값도 집 값이지만, 그 역사를 지키고자 노력하는 런던 사람들이 모여 그 특정 지역에 오랜시간 정착하고 생활해 가면서 역사적인 발전도 함께 이뤘다. 아직까지 이곳에서 17, 18세기 때의 건물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이것을 방증한다.
 
또, 이것은 그 지역 사람들의 사랑으로밖에 표현이 안 될 것이다.
토지를 뒤엎는 것과 같은 인위적인 정부 주도의 도시 개발 따위를 거부하고, 그들이 가진 역사를 지키면서 차근차근 발전해 가는 그들의 인내심 있는 모습은 그 지역에 대한 사랑이 아니면 결코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런던의 부촌은 위에서 말한 두 곳 말고도 몇 군데 더 있긴 하다. 하지만, 그 부촌을 찾기 전에 먼저 런던의 부촌이 어떻게 형성되었는가와 런던에서의 그 이미지가 빌딩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강남 이미지와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아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한다. 

South Kensington 지역에 들어가는 길.

South Kensington역 앞의 주거 지역.

햄스테드에 위치한 키이츠 시인의 집.                                                               (c)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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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VISUS 2009/04/05 19: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으로 치면 강남보다는 강북의 전통 부촌이 비교대상이 되겠군요..

    • BlogIcon 에핑그린 2009/04/05 19:38  댓글주소  수정/삭제

      사실, 강남이든 강북이든 뭔가 부족한 느낌입니다. 근데, 이걸 어떻게 설명할 수가 없네요. 워낙 글솜씨가 없어서^^;

      근데, VISUS님 말대로 성북동쪽이 강남보다 제가 말하는 이미지가 더 가까운 듯 합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2. 박혜연 2009/04/08 14: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서울의 대표적인 부자촌이라면 성북동, 한남동, 이태원동, 연희동, 구기동, 평창동, 서교동, 삼청동, 청운동등 전통적인 강북부자들이 사는 곳이랑 압구정동, 양재동, 논현동, 청담동, 방배동등 신흥 강남부자들이 사는 동네로 나뉘어져있죠! 근데 런던은 대표적인 부자촌이 겨우 두곳이라고요? 저는 영국에 가보지를 못해서 잘모르지만... 그곳들 말고 더 많을것같은데요?

    • BlogIcon 에핑그린 2009/04/08 18: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위의 내용 마지막 부분에서 보듯이, 사우스켄이랑 햄스테드 말고 런던에 부촌이 몇 군데 더 있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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