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투사도 논산훈련소 훈련은 똑같다!카투사도 논산훈련소 훈련은 똑같다!

Posted at 2015.09.06 12:28 | Posted in 카투사★

카투사 입대 날짜가 정해지면 카투사도 논산훈련소에서 5주간 기초 훈련을 받는다. 4주인지 5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카투사도 논산훈련소에 가서 훈련을 받는다는 점.


논산훈련소 가면 각 부대마다 카투사가 포함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대부분 다른 부대로 가는 것이 정해진 사람 또는 어디갈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사람들과 같이 내무실을 쓸 수 있다. 


나 같은 경우는 같은 분대에 카투사가 2~3명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의경도 있었던 것 같다. 다른 부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확실히 의경은 있었다. 


카투사들이 오해하는 것 중 하나가 논산에서의 훈련소 생활에서 카투사로서 뭔가 Special Treatment를 받을까 하는 점이다. 하지만, 카투사도 논산훈련소에서 다른 부대원들과 똑같이 생활한다. 매일매일 일어나 운동하고, 훈련가고, 짬밥 먹고 얼굴이 그을려지도록 따가운 햇빛 아래 훈련을 받는 것이다.


내가 논산훈련소에 여름에 들어갔는데, 낮에는 너무 더워 훈련을 받는 동안 잠시 쉬기도 했다. 온도가 몇 도 이상 올라가면 쉬게 되어 있다고 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훈련 막바지에는 장마가 와서 물이 무릎까지 오는 논산 훈련소를 돌아다니곤 했다. 밥 먹으러 갈 때 비 맞으며 무릎까지 오는 물 속에 해쳐 밥을 먹었고, 웃긴 것은 샤워하러 가는데 우비 입고 비맞으며 샤워하러 가고 올 때도 비맞으며 흙탕물 튀며 내무실에 돌아오기도 했다. 이럴꺼면 샤워를 안하고 쉬는 것이 나을 것 같지만, 어떤 특정한 시간에 스케쥴이 정해지면 그것이 쓸모가 있건 없건 꼭 한다. 그것이 군대다. 합리적인 생각이란 집어치워야 한다.


이렇게 나는 논산훈련소에서 군대란 것을 배웠다. 합리적인 생각이 전혀 통하지 않는 군대를 논산훈련소에서 배운 것이다. 특히, 나는 무릎이 조금 안 좋아 내무실에서 발을 뻗고 있었다. 흔히 말하는 아빠 다리를 오래 하고 있지 못한다. 그런데, 훈련소에서는 각 맞춰 아빠다리를 하고 앉아야 한다. 안 그러면 조교한테 혼난다. 하지만, 내무실에 편하게 누워 있는 것은 물론이고 앉는 것도 불편해서 눕고 싶은 것이 사람이다. 그런데, 누워 있으면 안된다. 군대를 편하려고 가는 것은 아니지만, 어차피 내무실에서 편안하게 에너지 충전하고 전쟁에 나가 열심히 싸우는 것이 아닌가. 내무실에서 불편해서 어찌 전쟁에 나가 열심히 뛰고 싸울 수 있을까. 내가 예전에 유도를 했었는데, 전날 잠을 아주 많이 잔다. 다 시합에서 그 축적된 에너지를 모두 분출하여 열심히 싸우기 위함이다. 마찬가지로, 군대 내무실은 보다 편하게 자유로울 필요가 있다. 하물며, 훈련소 안의 내무실 안에는 다 같은 계급이지 않나.


아무튼, 이것저것 불합리한 것이 많은 논산훈련소다. 아마 일반 부대 가면 논산훈련소보다 더하면 더하지 덜하진 않을 것이다. 물론, 카투사도 군대이기 때문에 여전히 불합리한 면은 많다. 하지만, 일반 군대와 비교해서는 아주 천국이다. 이런 면에서는 참 카투사가 좋다. 왠지 불합리한 것을 할 때, 즉 왜 이것을 해야 하는지 모르고 그 일을 할 때, 참으로 정신적으로 고통스럽다. 쓸모 없을 것이란 것을 알면서 해야 하는 것, 왜 시간 낭비를 해야 하는지 이해가 안될 때 너무나 정신적으로 고통스러운 것이다. 


논산훈련소에서 훈련을 마치는 날, 각 부대원은 자신들이 갈 자대에 따라 그룹을 지어 나뉜다. 나는 기차를 탔다. 의정부에 있는 카투사훈련소 (KTA)로 가기 위함이다. 이 기차에는 나 같은 카투사들이 모두 탔다. 중간중간 다른 자대로 가는 훈련병들이 내리기도 했다. 나는 큰 더플백을 짊어지고 비오는 창가를 바라보며 5주간의 꾀죄죄한 모습으로 멍하니 기차에 몸을 맡겼다. 지금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서울여대 근처에서 기차를 내린 것으로 기억한다. 내리고 기차를 보니 여전히 기차 안에는 훈련병들이 남아 있었다. 이들은 의정부보다 위쪽에 있는 전방 부대로 가는 훈련병들. 물론, 이들에게 응원한다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그럴 힘이 없었다. 나는 5주 동안의 훈련하는 동안 모두 진이 빠졌다. 아마 다른 예비 카투사들도 마찬가지였을 듯 하다.


기차에서 내려 역을 나오고 바깥에 무릎앉아 있는데, 베레모를 쓴 미군 군복을 입은 한국인 조교가 왔다. 지금은 다 베레모를 쓰고 있지만, 불과 5년전만 하더라도 베레모는 미군, 카투사 그리고 우리 나라 특수부대만 베레모를 썼다. 나는 조교가 우리들을 보고 처음으로 한 말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히 남아 있다. 조교는 2열로 무릎앉아 하고 있는 우리들을 향해...


"아 이 새끼들 냄새 졸라 나네~"


그랬다. 우리들은 5주간 땀에 쩔어 샤워도 하는 둥 마는 둥 비에 젖은 군복을 입고 지냈다. 여름이라 그런지 그 냄새는 더 진동을 했던 것이었다. 물론, 우리들은 우리 몸에서 그런 냄새가 나는지 몰랐을 것이다. 돼지가 자신들이 냄새나는 돼지우리에 있는지 모르는 것처럼. 하지만, 이것은 반대로 생각하면, 이 조교들의 미군부대의 생활은 아주 편하다는 것을 의미했다. 카투사도 마찬가지. 


나는 이 한마디를 듣고 정신이 빠삭 들었다. 이제 우리는 해방이구나. 드디어 우리는 누구나 선망하는 카투사로 오게 되었구나 하고 말이다. 곧 예비 카투사들은 작은 버스에 빼곡빼곡 앉았다. 카투사들이 다 타니 이내 조교가 버스에 올라탔다. 그러면서 '주목'을 여러번 외치면 어디서 배웠는지 모르지만, 우리도 '주목'하고 소리쳤다. 마치 랩퍼가 세이 호~ 하면 호~ 하는 느낌이랄까. 암튼, 조교는 여러가지 주문사항을 말해줬다. 물론, 어떤 것인지 기억이 잘 안난다. 나는 얼릉 KTA에 가고 싶은 마음 뿐이었으니 말이다. 


조만간 여기 블로그를 통해 시기별로 정리해서 일기 형식으로 논산훈련소에서부터 카투사 제대 때까지 쓰려고 합니다. 아직 정리가 안되서 이렇게 뒤죽박죽된 글을 쓰고 있네요ㅎ 조금만 기다려주심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