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 사교육이 유별난 3가지 이유우리 나라 사교육이 유별난 3가지 이유

Posted at 2014.12.03 06:00 | Posted in 일상 생각 & 의견 & 아이디어/교육

요즘 퇴근할 때 보면 아파트 입구에 아이들이 버스 정류장에 삼삼오오 앉아 무언가 기다리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조금만 이들은 지켜보면, 수학, 영어 혹은 태권도 학원 버스가 와서 아이들을 하나 둘씩 태우고 떠난다. 이들은 학교를 마치고도 친구들과 운동장에 뛰놀기보다 학원에 가서 보충 공부를 한다. 물론, 태권도 등의 학원에서는 친구들과 즐기는 시간도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학년이 높아지면서 학생들은 영어와 수학 학원 혹은 수능 입시학원에 다니느라 바빠진다. 그리고, 학원이 아니라면 과외를 통해 보충 공부를 한다. 우리 나라 공교육이 죽었다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이를 한 눈에 알 수 있는 곳은 우리 나라 아파트 공고 게시판이다. 아파트 소식을 알려줘야 할 공고 게시판에 과외 광고가 난무하다는 것은 그만큼 공교육이 그 기능을 완전히 상실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공교육 대신에 이렇게 사교육이 우리 나라 교육계를 지배한 것은 어떤 이유 때문일까. 내가 보기에 세가지로 설명될 수 있다. 


첫째, 친구따라 강남가는 현상이 사교육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이다. 아파트라는 공동 주택에서 생활하면서 옆집 아들이 어떤 학원을 가고 옆집 딸이 어떤 과외를 받는지 아파트 주민들은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면서 부모들의 마음은 자신의 자식들이 옆집 자식들보다 뒤쳐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여기에는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자신의 아들딸들이 옆집보다 뒤쳐질 수 있다는 위기감도 한몫한다. 이는 자존심의 문제이기도 하고, 약간의 허세도 작용할 수 있다. 이렇게 옆집따라 자신의 아들딸들도 학원을 보내고 과외를 시키는 것이다.


둘째, 우리 나라 부모는 수능 경쟁에서 이기면 자식에 대한 투자를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다고 여기고 있다. 이는 수능을 보고 그 점수 등급에 따라 대학에 입학하는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에서 온다. 


각각의 학생들은 각 반에서 혹은 각 학교에서 그 나름대로 순위가 정해진다. 또, 지역에서 봤을 때 또는 전국으로 봤을 때, 1등부터 몇십만 등까지 정해져 있다. 이들이 모두 학교 교육만 받는다면 이들의 등수 변화 정도는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다. 모두 동일한 수업을 듣고, 동일한 숙제를 수행하며, 일부 학생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동일한 생각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것이 주입식 교육의 실패 요인이며, 우리 나라 학생들은 누가 가르쳐주는 것을 외우기 때문에 크게 다른 생각을 기대할 수 없다. 


이런 상황 속에 학원이나 과외를 시키는 학부모들은 이것을 다른 학생들과의 경쟁을 이기기 위한 투자로 생각한다. 경쟁에서 이기면 좋은 대학교가 기다리고 있고, 소위 명문대에 가는 것은 곧 성공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따라서, 학부모 입장에서 볼 때, 사교육에 대한 투자는 아깝지 않고 오히려 그에 따른 보상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셋째,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것은 곧 돈을 잘 벌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이것은 두번째에서 말한 투자와 연관이 깊다. 투자의 보상으로서 명문대에 들어가면 취업도 더 잘되고 돈을 더 많이 벌 가능성이 많다는 부모들이 믿음이 있기 때문에 아들딸들의 사교육에 그렇게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나라에서 이 믿음이 깨진 지 오래다. 좋은 대학에 나오더라도 취업이 되지 않는 학생들이 많다. 굳이 실업률 통계를 보지 않더라도 좋은 대학 나온 우리 나라 학생들의 취업은 바늘 구멍에 낙타 들어가기다.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다.


얼마전에는 삼성이 대학마다 쿼터제를 정해 각 대학에서 입사할 수 있는 학생수를 정하고 있는데, 이러한 현상 자체가 명문대 졸업생이라도 기업에서 그 숫자를 제한할 수 있어 점점 취업이 어려워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다른 사람들은 이것을 삼성의 과도한 정책이라는 등 다르게 해석하고 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사교육의 궁극적인 문제점은?


이러한 사교육의 궁극적인 문제는 결국 사교육을 통해 다른 집의 아들딸들과 차별화를 하려고 하지만, 오히려 학생들이 모두 획일화되는 현상을 초래한다는 점이다. 모두 실력이 상향 조정되어 다른 학생들과 차별화를 이룰 수 없이 막대한 사교육비 지출만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이를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반에서 30등인 A학생이 과외를 해서 성적이 5등까지 올랐다고 하자. 당연히, 과외를 한 A 학생도 기쁘고 그 학부모들도 기뻐한다. 과외 선생님은 자신 때문에 성적이 올랐다는 사실에 기쁘고, 반 평균이 올라 담임 선생님도 덩달아 기뻐한다. 문제는, 이 학생이 과외를 해서 성적이 올랐다는 사실이 다른 학생들이나 학부모에게 알려졌을 경우, 다른 학부모들 역시 그 과외 또는 그와 비슷한 과외를 할 것이라는 점이다. 


마치 어디 용하다는 점집이 있다면 사람이 우르르 몰려가듯, 수많은 학생들이 A 학생과 비슷한 과외를 하게 되는데, 이럴 경우 최초의 과외를 받은 A 학생의 성적은 어떻게 될까. 당연히, 다시 본래의 성적인 30등 정도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A 학생과 비슷한 과외를 받은 학생들도 그와 비슷한 수준의 성적 향상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며, 기본적인 실력이 동등하다는 가정하에 A 학생은 과외를 받기 전의 성적으로 다시 하락하는 것이다. 나는 이를 ‘과외의 역설’이라고 부른다.


지금 우리 나라 교육은 이러한 현상 속에 있다. 안하면 경쟁에서 뒤쳐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지만, 과외 등 사교육에 지출되는 투자에 비해 그 효과가 전혀 없이 우리나라 가정에 재정적인 부담만 안겨 줄 뿐이다. 이를 해결하는 것이 현재 가장 중대한 우리 나라 교육의 시사점이라고 할 수 있다.